최근 신종플루에 감염된 영아와 노인 등 고위험군 사망이 잇따르고 학교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신종플루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걱정과 불안은 일하는 노동자 역시 마찬가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민 업무에 종사하는 보건의료 · 항공 · 공공 서비스 등의 업종에서 신종플루 감염 노동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신종플루에 감염되었을 때 공가나 병가 등을 이용해 2차 감염을 차단하였고 타미플루 복용 후 완치되어 사업장에 복귀하였다고 한다.
개인휴가로 처리된 치료기간
하지만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이익도 있었다. 한 공공기관은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업무기관을 폐쇄하면서 노동자에게 개인휴직을 강요했다. 신종플루가 의심되었지만 업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까봐 출근한 노동자, 신종플루 감염 뒤 치료기간의 급여가 차감된 특수고용노동자, 14일간의 치료기간에서 7일만 병가처리하고 나머지는 연차휴가로 처리된 노동자도 있었다.
특히 한 사업장은 목표달성 보상으로 제공되는 포상 여행에서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안내'라는 공문을 통해 여행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을 노동자에게 떠맡기는 동의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5월) 여행지가 신종플루 위험지역인 미국이어서 일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묵살되었다."며 "여행을 가지 않는다고 휴가나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것도 아니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가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신종플루는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현재 홍보되는 예방안내는 제조업이나 대민 업무가 필수인 업종의 노동자가 고려되지 않았다.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의학전문의 임상혁 소장의 도움을 얻어 '노동자의 신종플루 예방대책'을 정리했다.
노동자의 신종플루 예방대책
(도움말 :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의학전문의 임상혁) |
1. 사업장 내 신종플루 조직체계 구성
- 예방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체계 구성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 회사 조직과 중복이 될 수도 있다. 중복 유무를 떠나 조직체계는 반드시 구성한다.
- 신종플루에 걸렸거나 의심되면, 이 사실을 신종플루 담당자에게 알리는 전달정보 체계를 만든다.
- 사내하청 · 용역 노동자 역시 신종플루에 걸렸거나 의심되면 신종플루 담당자에게 고지되도록 한다.
- 신종플루 담당자는 의심자를 정해진 병원에 보내고 병원으로부터 진료결과를 통보받도록 한다.
- 이 조직체계는 신종플루 예방 및 관리의 모든 업무를 추진한다.
2. 질병 관리
- 신종플루에 감염된 노동자에게는 7일간의 휴식을 부여하고 공가 또는 산재 처리한다.(현재 대부분의 사업장은 개인 휴가를 쓰고 있다.) 이는 사내하청 · 용역노동자에게도 적용한다.
-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부서(또는 작업장)는 다른 노동자에게서 발열이나 감기증상이 발생하였는지 매일 담당자에게 보고한다.(체온를 매일 측정할 필요는 없다.)
- 부서(또는 작업장)에서 2차 감염자가 나타나면 해당 부서를 다른 부서와 가급적 격리한다.
-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대체인력을 확보한다.
3. 신종플루 예방
- 모든 직원에게 신종플루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에는 사내하청 · 용역 노동자를 반드시 포함한다.
- 해외출장자 또는 해외여행자는 귀국 즉시 신종플루 담당자에게 출장 또는 해외여행 사실을 알린다.
-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식당 · 휴게실 등)에는 충분한 손 세척기나 손 씻는 설비를 마련한다.
- 본인이 원하면 지급할 마스크를 준비(특히 대민업무 업종)한다.
- 회사 밖의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삼간다. 다중이 모이는 회사 행사는 되도록 연기한다.
- 예방접종이 가장 우수한 예방법이다. 보건의료 종사자 · 보육교사 · 교사 · 공항 및 항만 노동자 등 대국민 서비스 노동자에게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현재 백신 수요와 공급을 볼 때 예방접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백신확보에 최선을 다한다.
4. 기타
- 맞벌이 또는 여성 노동자에게는 초등학생 이하의 가족이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이를 입증할 서류를 제출하면 7일간의 공가를 부여한다.
|
안전보건 · 의료체계 점검하는 토론회 27일 열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10월 27일(화)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신종플루 관련 토론회를 열고 국민건강과 노동자 안전 입장에서 한국사회의 산업안전 및 의료체계 문제점을 점검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