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6일 새벽 3시(미국 동부시각)
<경향> 인터넷 판을 보다가 오른쪽에 자그맣게 뜬 '위클리 경향'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이 기사를 읽고 나니, 내가 한 때 사랑했던 그리고 수 차례 '특종'을 날렸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간다.
2000년 1월 5일~6일 <한국일보>를 통해서 한국전쟁 당시 남한 군경에 의한 <대전형무소 '정치범' 처형> 관련 1급비밀 문서(미정부 문서 보존소 소장)를 발견하고 비밀해제, 특종 기사로 나간 것이 월간 <말>과의 인연이 되었다.
그해 1월 19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뉴욕을 출발,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월간 <말> 사장과 편집부장이 나를 마중 나왔다.
쉬지도 못하고 바로 월간 <말> 회사로 가서 비몽사몽간에 '인터뷰'를 했고 그 기사가 월간<말> 2월호에 특집으로 실렸다.
2000년 8월 월간 <말> 출판부를 통해서 <죽음의 예비검속 : 한국전쟁 전후 양민학살 진상조사 보고서)를 내 놓을 수가 있었다.(참고 : 경북대학교 도서관 소장, 오래전 절판)
그후 나는 '5.16과 양민학살"이라는 연재기사를 계속해서 내보냈다.
백범 김구 선생 암살관련 비밀문서도 찾아내어 공개한 '특종'기사도 월간 <말>에 내보냈다.
수년 간 월간 <말>과의 '인연'은 이렇게 지속되었다. 그 중에서도 잊지 못할 '동행취재'들이 있다.
'진도 앞바다 갈매기섬의 원혼들'(이종태 기자와 동행 취재)(전라남도 해남 지역 민간인들 수백명이 영문도 모르고 군경에 의해서 학살, 그 유골들이 동백나무와 칡뿌리에 감겨져 있었다...그 유품들...)
'전주형무소 정치범 처형, 현장발굴'(박진희 기자와 수일 간을 타임머신을 타고 헤매었다. 드디어 그 참혹했던 학살의 현장을 찾아내었다. 쓰레기처럼 덤프채 버린 유해들...그리고 당시 형무관이었던 이순기(80세)씨의 생생한 증언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경영악화도 악화지만, 나는 원고료를 한 푼도 받은 적 없고 나의 책에 대한 인세도 한 푼 받은 적 없다. 모두 월간 <말> 살림에 보탬이 되라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지역에 거주하는 나의 지인들에게 월간 <말>을 수년간 보급하면서 알리는 일도 했었지만, 팍팍한 생활 때문인지 처음 20권으로 시작한 '사업'이 그 다음해에는 10권으로 줄었고, 그 후에는 중단되었다. 우송료가 워낙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어제는 책장을 정리하면서, 보급하다가 남아 있었던 잔여 <말>들을 쓰레기 처분하려고 방바닥에 내려놓았었는데, 예전 '사랑'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다시 책장으로 올려놔야 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내가 올린 기사가 들어 있는 8권만 책장에 꽂혀져 있는 게 나를 갈등하게 만든다.)
'시장논리'에 의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 월간 <말>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보다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아듀, 월간<말>이여!!!!!!!!!!!!!
'어디에다 이 나의 심정을 끄적거릴까?' 하다가 이 자판을 두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 그리고 <사람사는 세상>에도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