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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우리가 바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우리가 바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선대식

누가 대학생들이 행동하지 않는다고 했는가?

 

10월 31일 저녁 고려대를 찾은 이라면, 이런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 사회가 책상에 토익책을 펼쳐 놓은 채 더 이상 '짱돌'은 던지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희망을 느끼지 못했다면, 이젠 그런 평가가 바뀔지 모른다.

 

이날 고려대에서는 <시대유감>이 울려 퍼졌다. 이곳에 모인 300여 명의 대학생들은 '이 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가사를 소리 높여 외쳤다. 그리고는 이들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이제 대학생들이 행동에 나서자"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등 전국 30여 개 대학교 총학생회와 20곳의 대학생 단체가 주최한 이날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대학생들은 노래, 춤, 뮤지컬 등 각자의 방식으로 민주주의, 미디어법, 용산참사를 이야기했다.

 

뜨거웠던 <시대유감>... "세상이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다"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선대식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숱한 가식 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

 

왜 기다려 왔잖아 모든 삶을 포기하는 소리를.

이 세상이 모두 미쳐버릴 일이 벌어질 것 같네.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오후 6시부터 4시간여 진행된 이날 콘서트에서 유일하게 중복된 노래가 한 곡이 있었다.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 무대에 선 이들은 그 어느 곡보다 열정적으로 이 노래를 불렀고, 관객들도 일어서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다"고 외쳤다.

 

경희대 뮤지션 '회기동 단편선'은 "이명박 정부의 삽질 4대강 사업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반대한다"며 즉흥적으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고 노래해 큰 박수를 받았다.

 

국민대에서 온 래퍼 '시원한 형'은 자작곡 <살아가는가?>를 통해 "대학생은 더 이상 비판적 지성인이 되지 못하고, 취업을 위한 4년 동안의 계약직이 됐다"며 "이제 깨어나자"라고 외쳤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도 "이제 우리 행동하자"며 노래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대학생들도 행동하자"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린 '행동하는 양심 - 2009 희망콘서트'에서 무대에 오른 대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선대식

노래와 노래 사이, 대학생들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아직 행동하는 양심이 되지 못한 다른 대학생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콘서트의 공동조직위원장인 '고대녀' 김지윤씨는 "이명박 정부는 서민을 위한다면서 희망과 민주주의를 빼앗았다"면서 "용산 철거민을 테러리스트라고 몰아붙이고, 미디어법을 강제로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어 "젊음과 패기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거리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수배자가 된 정태호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독재는 민주주의를 이길 수 없다"며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민주주의를 만끽하자"고 강조했다.

 

언론계열 대학생들은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관련 결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콘서트 전 "(미디어법의 효력을 인정해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희망을 가졌던 많은 사람들을 허탈을 넘어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다"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함께 싸울 것을 선언하다"고 강조했다.

 

예술계열 대학생들은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인을 퇴출시키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김영식 한국대학생 문화연대 대표는 "황지우 총장과 진중권 교수가 강단에서 쫓겨났고, 김제동·손석희 등 방송인들은 방송에서 퇴출됐다"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문화예술 장악 음모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희망콘서트#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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