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학생들이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인천 계양산 골프장 반대 운동으로 롯데건설로부터 고소당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소송비로 사용해 달라며, 상금 200만원 전액을 기부해 화제다.
인천 부광고등학교 김정규(2학년)군을 비롯해 세일고, 진산고, 명신여고, 삼산고 등 부평지역 고등학생 8명으로 구성된 '청소년그린동아리' 학생들은 인천녹색연합 유종반 공동대표, 장정구 사무처장과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이 롯데건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1일 오전 인천녹색연합을 방문, 기금을 전달했다.
이들 학생들은 '3회 청소년 행복나눔 자원봉사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해 상금으로 200만원을 받아 소송 비용으로 전액 기부한 것이다. 이들 학생들은 '국제환경탐구올림피아드'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동상과 장려상을 받기도 했으며, 이와 별도로 박홍신(세일고 2)군은 지난달 자원봉사대회에서 받은 상금 50만원을 계양산 살리기에 써달라고 기부하기도 했다.
성금을 전달한 진산고등학교 진한승 학생은 "부평에 오래 살면서 전교생이 계양산을 가깝게 생각한다. 인천에서 계양산 살리기 활동을 주도하는 분의 보호막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후원을 결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광고 2학년인 이준경 학생도 "초등학교 때부터 계양산 정상에 가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친구들과 집찾기를 하면서 놀았다. 그런 곳에 골프장을 지으면 우리 청소년들의 추억을 뺏는 것"이라며, 계양산 관련 추억을 말했다.
부광고 이재명 학생은 "계양산은 우리한테 아주 가까운 산이다. 골프장을 짓는다는데 학생이어서 반대활동을 할 시간이 별로 없다. 골프장 반대운동을 하는 분들은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해주신 분들이다. 롯데한테 고소당했다고 하는데 대단히 부당한 일"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도 했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 소속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미래의 유권자인 이들 청소년들은 인천에서 태어나 계양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인천시와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신설 추진이 이들에게 큰 거부감을 주었던 거 같다"면서, "안 시장은 바로 이런 미래의 유권자에게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계양산에 대한 학생들의 소중한 추억과 마음은 바로 인천시민의 마음"이라며 "지금이라도 롯데건설과 인천시는 계양산 골프장 사업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입목축적조사 허위 작성 논란으로 시민단체와 롯데건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은 지난달 27일 계양산 골프장 반대 활동을 전개한 시민단체 간부 3명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시민단체도 롯데건설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 계양산 골프장 문제는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롯데건설은 "계양산에 추진 중인 다남동 대중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 인천녹색연합 유종반 공동대표와 장정구 사무처장,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 등 시민단체 간부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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