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4대강에 세울 16개 보 조감도를 발표하였습니다. 4대강에 세우는 보는 고정보가 아니라 수문을 개폐하는 가동보로 건설되기 때문에 수질 악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더욱이 4대강을 깊이 준설하고 물을 가득 채우면 오염물이 희석되기 때문에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많은 전문가들은 4대강사업으로 인해 수질이 더 악화될 뿐이라고 그 위험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오늘은 보 건설로 인한 수질 악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가동보라 할지라도 물은 썩는다
지난 7월 17일 MBC 100분 토론에서 정부 측 토론자로 나선 심명필 4대강사업 본부장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박재광 교수는 가동보는 수문을 열어 홍수 때 오염물이 다 떠내려가고, 항상 일정하게 강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들은 낙동강 하구둑이 물을 가두는 보이지만, 가동보이기에 수질이 맑다고 예로 들었습니다.
낙동강 하구둑은 홍수시 비가 많이 오면 수문을 개방할 뿐만 아니라, 매일 한쪽 수문을 열어 일정한 양의 강물을 바다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낙동강 하구둑은 정부가 4대강에 세우려는 가동보와 동일한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낙동강을 가로막아 물을 가득 채우고, 가동보로 물을 바다로 흘려 내보내는 낙동강 하구의 수질은 정말 깨끗할까요?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보 건설의 해답은 낙동강 하구둑에 있습니다.
하구둑으로 가로막힌 낙동강 하류, 물빛이 초록색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을 좋아해서일까요? 낙동강 하류는 온통 녹색입니다. 그러나 녹색이 아무리 좋다한들, 물빛도 녹색이 좋은 것은 아니지요. 낙동강 하류는 강물의 흐름을 차단한 하구둑으로 인해 여기저기 녹조류가 번성하고 있었습니다.
물이 많으면 물이 맑아진다는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낙동강 중에 가장 물의 양이 많은 낙동강 하류의 수질이 가장 맑아야합니다. 그러나 가동보인 하구둑을 세워 낙동강 중에서도 물이 가장 많은 낙동강 하류가 오염이 제일 심각한 곳에 속한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경남지역에선 낙동강을 살리기 위해 하구둑을 헐어야한다는 논의가 최근까지 계속 되어왔던 것입니다. 물이 많으면 수질이 맑아진다는 정부의 주장이 거짓말에 불과함을 낙동강 하구둑이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동보든 고정보는 보는 수질을 악화시킨다가동보 건설로 수질을 맑게 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증거를 하나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MBC 100분 토론에 정부 측 토론자로 나섰던 박재광 교수는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도 출석하였습니다. 박 교수는 4대강에 세우는 보는 가동보이기 때문에 홍수시에 강바닥에 퇴적된 오물이 다 떠내려가기에 보로 인한 수질 악화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박 교수의 바로 이 주장이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근거입니다. 과연 현실이 그럴까요?
지난 10월 두 번에 걸쳐 낙동강 하구둑 주변을 자세히 돌아보았습니다. 마침 낙동강 하구 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준설하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낙동강 하구의 준설은 제게 충격이었습니다. 준설 기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은 물뿐만 아니라 모래조차 모두 검은 빛깔이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낙동강 하구둑으로부터 30km 상류인 4대강 사업의 '함안보'가 들어 설 예정지 근처의 준설 현장은 물과 모래빛깔이 모두 붉은 황토 빛입니다.
낙동강 하구둑 주변의 검푸른 물과 모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하구둑이 비록 가동보라 할지라도, 보를 세워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 오염물이 퇴적되어 물과 모래가 썩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동보이기 때문에 물이 썩지 않는다는 정부의 주장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임을 낙동강 하구둑이 증명하는 것입니다.
홍수 때는 일시적으로 강바닥의 퇴적물이 흘러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홍수는 일 년 중 며칠 되지 않습니다. 특히 4대강에 세우는 보는 보의 일부만을 개폐하는 가동보일뿐입니다.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 유해성 녹조가 자라는 데는 단 며칠이면 충분합니다. 특히 갈수기에는 가동보라 할지라도 흘려내려 보낼 물이 없을 텐데 과연 수질이 정상일까요?
더욱이 보와 보 사이의 간격이 20~30km에 이릅니다. 굽이굽이 휘어 도는 사행천이기에 수문을 일부 개방하는 가동보라 할지라도 정체되는 구간들이 많아지면서 녹조류가 번성하게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시작부터 잘못된 4대강 사업은 오류 덩어리 환경부 국정감사에 정부측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재광 교수는 비가 오면 맑은 빗물이 오염된 강물을 희석하여 강물이 맑아지게 된다며 보 건설로 인한 수질 개선을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게 바로 정부의 4대강 사업의 논리인 희석론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관계를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농경지에 있던 퇴비와 농약이 여름의 집중 호우 시 빗물을 타고 강과 호수로 흘러들어와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하천 오염의 가장 기초적인 상식입니다.
전국 하천을 조사한 국내 수질 전문가인 강원대 김범철 교수는 '한강 상류 고령지 농업지역에서의 강우시 비점오염 유출 특성'이란 논문에서
'우리나라는 몬순 기후의 영향으로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 유출된 비점오염원은 하천 및 호수의 생태계 교란, 부영양화 등에 영향을 준다. 특히 강우의 집중화로 인해 청정 하천으로 여겨지던 한강 상류 유역은 탁수 발생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으며, 하천과 호수로 유입되어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집중호우 때 오히려 하천의 수질이 나빠진다고 정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질 오염의 증거는 또 있습니다. 올해 '물 폭탄'이라 표현할 정도로 70년 만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비가 그친 뒤 대청댐에 녹조류가 번성하여 황토를 뿌리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리산 아래에 있는 남강댐 역시 비가 그친 뒤 녹조류가 번성하였습니다.
정부의 '희석론'이 옳다면 70년만의 폭우가 왔으니 모든 오염물이 다 씻겨나가고 강과 댐이 청옥같이 맑아져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비가 그치자 댐의 물은 녹조류가 번성하였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비가 오면 강바닥에 가라앉았던 오염된 퇴적물이 다 씻겨가고, 맑은 빗물이 그 자리를 채움으로서 수질이 개선된다는 가설 속에 4대강사업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가설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4대강에 16개 보를 세워 강을 호수로 만드는 4대강사업은 국민의 식수를 썩은 물로 만드는 재앙임이 확실한 것입니다.
국내 하천은 부영양화 되기에 충분한 인(P)을 가지고 있다정부가 4대강의 수질을 맑게 하겠다는 근거로 하수종말처리장에 총인 제거 시설을 확충하여 97%의 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인을 제거하는 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인을 제거하게 되면 분명히 수질이 좀 더 개선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의 인 제거로 인한 수질 개선도 보를 세우지 않고 지금처럼 강물이 흘러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보를 세워 강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썩게 되어 있습니다.
김범철 교수는 정부가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인을 제거한다 할지라도 국내 하천은 녹조류가 번성하기에 충분한 인(P)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하수종말처리장을 통해 97%의 인을 제거한다 할지라도 그 하수종말처리수의 기준 자체가 외국의 하수종말처리장에 비해 높을 뿐만 아니라, 농경지에서 강으로 유입되는 인(T-P)의 제거는 불가능한 것이 국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농경지는 대부분 축산 분뇨를 퇴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축산 분뇨를 바로 사용하든 발효시킨 퇴비로 사용하든, 아니면 액비로 사용하든 강을 오염시키는 인의 영향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수질은 물의 양이 아니라 흐르는 속도가 더 중요합니다 하천에 오염원이 충분한 상태에서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강물의 흐르는 속도 곧 체류시간입니다. 지금 국내 강물에 총 인(T-P)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썩지 않고 국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강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수질 전문가인 김범철 교수는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수질 개선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하천 몇 백 곳을 조사해본 결과 많은 경우 체류 시간이 짧아서 조류성장이 억제되어 있다. 하천에서의 녹조 예방은 체류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국내 부산대 김좌관 교수를 비롯하여 서동일 교수, 박재현 교수, 박창근 교수 등 많은 수질 및 토목 전문가들은 실험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세워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수질이 악화된다고 동일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수문을 여닫을 수 있는 가동보라 할지라도 가동보 설치 뒤 오히려 수질이 악화된다는 사실이 4대강 보 건설 시공사의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 중 '낙단보' 건설사인 두산건설과 '칠곡보'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모의실험에서 보를 설치했을 경우에 수질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의 주장처럼 아무리 멋지게 만든 명품 가동보라 할지라도 강을 호수로 만드는 4대강 사업은 결국 강물의 흐름을 지체시켜 국민의 식수를 썩은 물로 만드는 것입니다.
남조류를 키우는 4대강 사업이 당신의 생명을 위협한다4대강사업의 보 건설로 인한 수질 악화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강의 흐름을 지체시키는 보 건설로 수질이 악화되면 녹조류가 번성하게 됩니다. 녹조류 중에는 남조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남조류의 위험성은 인체에 간암을 일으키는 간독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조류는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부영양화 되면 짧은 시간에 대량 번식하게 됩니다. 특히 남조류는 일종의 세균으로서 세포 분열이 왕성한데, 남조류의 한 종류인 Microcystis는 단 한 개의 세포가 일주일 후에 1000여 개, 2주일 후에는 무려 120만여 개로 엄청난 번식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조류의 위험성은 강물을 먹는 물로 만들 때, 염소 소독시 발암물질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고 물맛과 냄새를 나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남조류 중에 Anabaena, Aphanizomenon, Microcystis 등은 독성물질인 간독소와 신경독소를 만들어 다른 생명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줍니다. 이중 Microcystis는 사람에게 간독소로 작용하여 간질환과 간암을 유발시키고, 소와 양 등의 가축과 오리 등의 철새들에게는 간에서 인의 대사를 저해하여 모세혈관을 파괴하여 간을 두 배 부풀게 하여 결국 죽게 합니다.
이렇게 유해한 남조류균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강물이 흘러야합니다. 흐름이 정체되면 남조류균의 왕성한 번식을 도와 수질의 부영양화를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세워 강물의 흐름을 정체 시키는 4대강 사업이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무모한 도박임을 잘 보여주는 것입니다.
왜 멀쩡한 강에 보를 세워 물을 썩게 하고, 그로인해 남조류가 번성케 하여 국민 먹는 식수를 위협하는 것일까요? 지금 국민의 생명이 이명박 정부의 무모한 4대강 도박판에 걸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민 건강 위협하는 4대강 보 건설은 당장 취소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