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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생들을 중심으로 신종플루에 대한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매일 보도되고 있는 신종플루 사망자 보도는 조그만 발열이 있어도, 가벼운 기침을 해도 '신종플루'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열도 나지 않고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는 환자들이 진료실에 방문해서 다짜고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전가의 보도'가 아닙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타미플루'를 처방해달라는 환자들이 있었지만,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이 보도된 이후에는 오히려 타미플루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일단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타미플루의 부작용 걱정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최근 부작용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최근 부작용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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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부작용, 연관성 있나?

이번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학생은 투신 당시 환각과 환청 증세가 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투신하거나 정신과적 증세가 나타났다는 외국 사례는 심심치 않게 있었지만 국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타미플루의 정신과적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많습니다.

보건 당국에서는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인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오히려 신종플루로 인한 고열 때문에 인지 능력에 지장을 주게 되어 환각이나 환청 증세가 나타났다는 점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여러 번 발생한 것으로 봤을 때 타미플루와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5년에만 타미플루를 복용한 소아 청소년 12명이 사망했고 정신착란, 경련 등 정신과적 부작용이 31건 발생했습니다. 2년 전인 지난 2007년에는 10대 2명이 타미플루 복용 후 투신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서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는데, 당시 일본 후생노동성은 "16세 이하 아동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착란 증세 등 이상 행동을 보이며 투신하거나 달리는 차량을 향해 뛰어들어 숨진 사고가 16건"이라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일본에서는 10세 이상 미성년자에게 '타미플루' 사용을 막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난 4월 '타미플루'에 대한 재심사 결과 등을 토대로 '악몽' 등이 보고됐다고 밝히며 이상반응 등에 대한 주의사항을 변경했고, 이후에는 이상반응 항목의 정신신경증상에 의식장애, 이상행동, 섬망, 환각, 망각, 경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부작용 없는 대체약 있나?

타미플루에 대한 이상반응을 보인 10대 환자가 많아진다면 10대 환자에 대한 타미플루의 처방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10대 환자에 대해서는 타미플루의 대체약인 리렌자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타미플루가 먹는 치료제라면 리렌자의 경우는 흡입하는 치료제입니다.

그러나 리렌자의 경우에도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권고로 '발작', '환각', '정신착란'과 같은 정신과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는 2007년 12월 일본에서 한 소년이 리렌자를 흡입한 후 무의식 상태에서 이상행동을 나타냈다며 보고한 이후 나온 조치인데, 결국 대체약의 경우에도 이상행동에 대한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리입니다.

타미플루나 리렌자의 경우를 본다면 시판 전에는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다가 시판후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에 해당합니다. 최근 타미플루와 리렌자의 대안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는 '페라미비어'의 경우에도 미국 FDA에서 최근에서야 임상 3상 통과를 승인하고 시판 대기 중이기 때문에 타미플루와 리렌자와 같은 시판 후 부작용이 얼마든지 보고될 수 있습니다.

신종플루 걸린 10대, 어떻게 치료하나?

이렇다면 10대의 신종플루 치료는 진퇴양난의 양상입니다.

얼핏 보면 타미플루를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 그것도 아직 정확히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부작용 때문에 타미플루를 비롯한 신종플루 치료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경우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학에서는 100% 안전한 치료제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부작용이 없는 약은 치료 효과도 없다'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즉 치료를 통한 이득이 부작용을 상회한다면 적극적으로 투여를 해야 하는데, 이런 이유로 임신부의 경우에도 신종플루에 걸린 경우 타미플루를 비롯한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복용하도록 권고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10대 환자에 대한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너무 걱정하기 보다는 부작용이 나타나면 담당 의료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용어설명] 임상 3상 :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효능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으로 일반적으로 수백 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약물이 임상 3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일반인들에게 시판된다.



태그:#신종플루, #타미플루,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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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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