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오는 24일 출시하는 준대형 신차 'K7'이 탑승자 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까지 배려한 안전성을 확보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차 안전 기술이 보행자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보폭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특히 K7은 충돌시 보행자가 차량 앞부분으로 떨어질 경우 가해질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차량 후드(보닛)를 설계했다. 보행자의 하반신에 가해질 충격을 최대한 감소시킬 수 있도록 차량 앞부분을 곡선화하고 로워 스티프너(Lower Stiffener)를 적용한 것. 로워 스티프너는 범퍼 안쪽에 장착되는 보강재로서 충돌 시 보행자의 무릎 꺾임을 최소화해 보행자 안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범퍼 재질·형태에 따라 보행자 충격 수 십 배 차이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수입 신차들은 '팝업 보닛(보행자 충돌시 보닛 윗부분이 올라와 충격 감소)' 등 보행자 안전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 등에서는 '보행자 보호에어백'(보행자 충돌시 보닛 윗부분과 앞유리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에어백)도 개발,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팝업 보닛'이나 '보행자 보호 에어백'만큼의 효과는 아니지만, 범퍼의 재질이나 형태도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전문가들은 범퍼의 재질에 따라 보행자의 부상 정도가 크게는 몇 십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보행자 안전 장치를 개발 중이지만, 볼보·BMW 등 수입차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소비자 처지에서는 탑승자 뿐 아니라 보행자 안전도 신차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기아차가 'K7'을 개발하면서 보닛과 범퍼에 보행자 안전성을 강화한 이유도 이런 흐름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기아차는 또 'K7'에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타이어 공기압경보 시스템 등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도 장착했다.
"기존 준대형을 뛰어 넘는 차량 크기와 연비"이 외에도 'K7'은 운전 성능, 핸들링, 충돌 성능 등을 대폭 개선한 신규 준대형 플랫폼이 적용됐다. 플랫폼이란 엔진·변속기 등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현가장치 등을 포함하는 차체 기본 구조를 말한다. 새롭게 개발된 준대형차 플랫폼은 K7을 시작으로 향후 현대∙기아차 준대형급 차량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기아차는 K7에 신규 준대형 플랫폼을 적용해 국내 준대형차는 물론 고급 수입세단 시장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K7'은 또 기존 준대형차와 고급 수입차를 뛰어넘는 차량 크기를 자랑한다. K7의 차 길이는 4965㎜로 현대차 그랜저보다 70㎜ 늘었고, 차 높이는 소폭(15㎜) 낮아졌다. 전장은 길어지고 높이는 낮아지는 최근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기아차측은 "전장과 전폭은 기존 국산 준대형차뿐만 아니라 국산 대형차량과 수입차량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기존 준대형 차량보다 더욱 강인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연출함과 동시에 훨씬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K7'은 연비에서도 기존 준대형차에 밀리지 않을 경쟁력을 확보했다. 직렬 4기통 2.4 가솔린 엔진은 11.8 km/ℓ, V6 2.7 가솔린 엔진은 11.0 km/ℓ, V6 3.5 가솔린 엔진은 10.6 km/ℓ의 연비를 보이고 있다. 최고 출력도 180~290마력(ps)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동급 국산 준대형차는 물론 고급 수입세단 대비 탁월한 동력 성능을 자랑한다.
'K7'은 오는 24일 출시 예정이며 '빛'을 중요한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빛과 선의 조화'를 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7은 11월 2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아 보름 만에 대기 고객이 6000여 명에 달했다. 앞서 'K7'은 인기 드라마인 KBS '아이리스(IRIS)'에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차값은 2.4모델이 2830만~3130만 원, 2.7모델은 3030만~3850만 원, 3.5모델은 3860만~4180만 원이다. 차값은 그랜저보다 300만~400만 원 정도 올랐지만 첨단 기능이 기본으로 많이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그랜저보다 싸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