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추운 겨울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시민운동의 블루오션'을 개척해가는 시민단체가 있다. 이름하여 강양모. 강양모는 '강서양천시민모임'의 준말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이라 하면 주로 사회·정치 이슈를 제기하고 투쟁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4대강사업 저지 운동이 그렇고 언론악법 저지투쟁이 그렇다.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반대 운동이 그렇고 한미 FTA 반대 투쟁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까 일반시민 대중들은 그 운동의 취지와 목적에는 동감하면서도 운동이 정치 투쟁 일변도로 흐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거나 참여하기에 심적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까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시민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기 서울 강서·양천 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은은한 감동을 주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가 있었다. 다름 아니라 11월 15일 강양모가 개최한 '함께 하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
11월 15일 오후 2시반, 양천구 목4동에 있는 '목동 그리스도의교회'에 강양모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고무대야, 앞치마, 고무장갑 등 연장(?)을 들고 왔다.
먼저 온 회원들은 미리 절인 배추 포기들을 나르고 무와 대파, 쪽파, 갓, 미나리, 마늘, 생강 등 김장재료들을 날랐다. 어떤 회원들은 부엌으로 가서 먼저 무를 씻고 다듬었다. 어떤 회원들은 씻고 다듬은 무를 받아서 채로 썰었다. 어떤 회원들은 미나리와 대파, 쪽파 등 채소를 썰었다.
그리고 나서 고춧가루와 찹쌀풀, 새우젓, 설탕, 마늘, 생강 등으로 양념을 만들었다. 양념이 다 만들어지자 이를 대형 비닐 위의 한가운데에 붓고 절인 배추를 갖다 놓았다.
이어서 회원들은 고무장갑을 끼고 직사각형의 대형 비닐 주위에 둘러앉아서 절인 배추에 속을 넣고 양념을 버무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일부 회원들은 부엌으로 가서 뒤풀이에 쓸 어묵을 끓이고 돼지고기를 삶았다. 또 일부 회원들은 절인 배추와 양념으로 만들어진 김장김치를 비닐 통에 넣기 시작했다. 배추 한 포기를 4~6개 조각으로 나누어서 김장김치를 만들고 비닐 한 통에 20조각의 김장김치를 넣어서 모두 170 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갔다.
오후 6시경, 드디어 강양모 회원들이 정성스레 담근 170포기의 김장김치가 완성되었다. 김장김치를 완성한 강양모 회원들은 모두 모여서 기념촬영을 하고 모두들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뒤풀이로 마무리했다. 뒤풀이를 통하여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막걸리와 어묵, 보쌈으로 화합과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강양모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지역주민들에게 훈훈한 사랑을 나누는 보람 있는 일에 참여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고 마음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강양모의 고문 풀잎(이두우)님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강양모가 새로운 사업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앞으로 강양모 활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양천갑지역위원회의 이제학 위원장과 위형운 구의원이 잠깐 참석했고, 최근에 양천고에서 사학비리를 폭로한 죄(?)로 두 차례나 파면당한 김형태 선생님과 전교조 문병모 전 강서지회장님도 참석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국민참여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양환 준비위원도 참석했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는 강서·양천지역의 소외된 이웃들과 용산참사로 고생하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전달되어 그 의미를 더욱 크게 하였다.
이번 행사를 통하여 강양모 회원들은 MB악법저지 투쟁과 같은 사회·정치적 투쟁도 그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주위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봉사활동을 통하여 지역 주민에게 다가가고 이를 계기로 강서·양천지역에서 시민운동의 새로운 영역 '블루오션'을 개척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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