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인권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불교인권상에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이 뽑혔다.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 스님)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창립 19주년 및 제 15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을 갖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에게 불교인권상을 수여했다.
이날 종단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대한불교조계종 자승(스님) 총무원장의 치사를 원담(스님) 총무원 기획실장이 대독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인권은 인간답게 살기위한 것이고 아름다움 것이다. 인권 운동은 부처님의 자비의 실천"이라면서"내 의견과 다르다고 해 배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다양한 사고를 인정하고 실천하는 것이 불교의 근본가치"라고 말했다.
기념사를 한 진관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는 "군사정권의 압력과 협박으로 인해 창립식을 하지 못하다가 우역곡절 끝에 90년 11월 20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식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창립 후에도 군사정권의 회유와 압박으로 간판이 철거되는 등의 일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그는 "불교인권위원회가 19주년을 맞이했다는 것은 현대불교운동사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19년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알게 모르게 중진 대덕 스님들과 신도들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위원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조계종 종단 차원에서 적극적 후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산 (스님) 동국대 교수는 "불교인권운동이 참된 의미를 일깨워줬다. 모든 생명은 동등하고 똑같다"면서 "용산참사 300일이 넘게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현실을 보면서, 4대강 개발이 되면 주변 환경이 썩어가는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생명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타 동국대 정각원장은 "94년 김영삼 대통령시절에 남영동 분실 끌려가 물고문을 당했다"면서 "이제 이상한 사람이 당선돼 세상이 거꾸로 간 것 같다. 남북통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민주당 국회의원은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절차상의 위법이라고 했다. 선관위 사무국장, 법제처장까지도 다시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면서 "미디어법이 재투표, 대리투표, 일사부재의 원칙 등으로 문제가 있다는 헌재 결정을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왜곡하면서 무시하고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 박종철 열사 부친인 박정기 유가협 전회장은 "자국민인 용산참사는 내팽개치고, 부산 일본 외국 여행객 참사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면서 "외국인도 중요하지만 300일이 넘은 용산참사도 대통령이 신경 써 빨리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란 전 민가협 상임의장은 "용산참사, 4대강, 미디어법 등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이 땅에 정의와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오헌 양심수 후원회장은 "그동안 불교인권위원회가 양심수, 장기수 송환 등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현재 이명박 정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도감청과 사찰 등은 민주주의 말살과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인권위원회 사무처장인 도관 스님이 불교인권상을 받은 역대 수상자를 발표했다. 또 법타 동국대 정각원장은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대한 심사평을 낭독했다. 이어 진관(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스님은 두 사람의 수상자에게 불교인권상을 수여했다. 이날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박원순 상임이사를 대신해 가까운 지인이 받았다.
범상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권력에 지배되지 않는, 돈의 힘에 지배되지 않는, 만인의 목소리를 고르게 전할 수 있는 언론을 만들고 지키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언론인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나온 길이 순탄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길은 더욱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언론을 지키는 일이 인간을 지키는 일이라는 각오로 다시 한 번 깃발을 곧추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상임이사도 주최 측에 보낸 온 수상소감을 통해 "이 상으로 말미암아 해이해지는 자신을 좀 더 채찍질하겠다"면서"조금은 더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위해, 조금은 더 상식이 통하고 희망이 생길 수 있도록, 작은 힘, 작은 땅방울, 작은 노력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날 19주년 및 15회 불교인권상 수상 기념 행사에 스님, 신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불교인권위원회는 지난 10월 초부터 11월 1일까지 불교인권상 후보 추천서를 접수 받아 같은 달 12일 오후 5시 종단협 회의실 심사위원들이 참여해 불교인권상을 심사했다. 13일 불교인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진관(스님) 불교인권위원회 대표 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심사위원장으로, 지원 대한불교조계종 전 사회부장 겸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만월 대한불교조계종 불학연구소 전 소장 겸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 도관 범어사 총무 겸 (사)참여불교운동본부 이사, 설곡 나무정사 주지 겸 (사)불교자비평화실천중앙협이회 이사, 박준호 불교인권위원회 부위원장, 진철문 동국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제15회 불교인권상 심사평] 불교인권위원회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존중의 근본사상으로 보시행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온 우리나라 종교계의 대표적인 인권단체입니다. 불교인권위원회에서 1992년 이래 매년 시행하는 불교인권상 수상자의 선정기준은 자비의 실천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세계평화와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앞장선 공로가 인정되고, 더불어 권력에 타협하거나 부패하지 않는 개인이나 단체입니다. 이러한 선정기준에 의하여 제15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공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국가의 신뢰지수는 떨어지고 특히 언론의 자유는 추락하여 후진국수준으로 전락하여 국가 위신이 신장되기는커녕 퇴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 15회 불교인권상은 추천된 모든 단체나 개인에게 다 주어도 좋을 정도로 현재 우리나라의 인권상황과 민주주의가 후퇴하였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촛불은 스스로를 태워 남을 위해서 불을 밝힙니다. 불교계에서는 이를 다른 말로 소신공양이라고도 합니다. 이번 불교인권상을 수상하는 두 분은 바로 자신을 희생하여 남에게 희망과 자유라는 광명의 불을 안겨주기 위하여 애쓰신 분들입니다. 먼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께서는 첫째, 암울했던 지난 시절 민변활동과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기여하였습니다. 둘째, 시민운동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국가기관이나 기업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많은 노력을 하여 제도적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셋째,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데 앞장서서 활동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입니다. 이 기부확산운동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보시행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권력기관의 음흉한 술수와 간섭을 공개적으로 과감히 거부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정권에서 공권력의 비열함을 널리 알린 점이 이 상을 받게 된 이유입니다. 다음으로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께서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서 노력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현대 민주주의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주의를 신장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사회의 민주주의 척도로 얼마만큼의 언론자유를 향유하는지 평가합니다. 물론 이 언론의 자유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정권이 언론을 자기 입맛대로 다루기 위하여 한국방송과 YTN의 사장 임명의 예에서 보듯이 온갖 권력기관을 동원하여 사장을 자의적이고 불법적으로 임명하여 정권에 대한 비판기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급기야 언론악법을 위법적으로 무리하게 통과시켜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종속되게 하여 자유로운 여론형성에 커다란 암운을 드리우고 있을 때, 최상재 위원장은 정권의 야만성을 집회, 강연, 파업으로 맞서 싸워왔습니다. 또한 어떤 때에는 1인 시위와 단식농성으로, 또 어떤 때는 일만배 등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국민들에게 언론정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운동을 하는 동안에 강제연행을 당하여 고초도 겪었습니다. 최상재 위원장의 행동이 바로 앞서 표현한 촛불공양, 즉 소신공양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 땅에서 언론의 자유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힘든 언론자유수호투쟁을 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쉽게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서 언론자유가 실천될 때까지 용기를 갖도록 이 상을 주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 두 분은 부처님의 인간존중사상에 따른 자비행의 실천의 최적임자로 판단되어 이 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수상하게 된 두 분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끝으로 추천된 모든 분과 단체들도 수상 자격이 충분하나 부득이 두 분만을 선택한 불교인권위원회의 고민도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역대 수상자 명단]1992년 제 1회 박정기(박종철 열사 부친) 1993년 제 2회 윤석양 이병(군 양심선언자) 1994년 제 3회 정해숙(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1995년 제 4회 단체(미군범죄근절을위한운동본부) 1996년 제 5회 김창한(전국지하철협회 의장) 1997년~1999년(3년)은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시상식 없었음 2000년 제 6회 라창순(범민련 고문) 이성호(부산연합의장) 2001년 제 7회 박정숙, 김선분(통일인사 공동수상) 2002년 제 8회 차수련(보건의료노조위원장) 2003년 제 9회 무암마르 알 카다피(리비아 혁명지도자) 단병호(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2004년 제 10회 정수일(전 단국대학교 교수, 무하마드 깐슈) 허원근(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2005년 제 11회 김지태(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 위원장) 2006년 제 12회 단체(한국불교대학생연합회) 2007년 제 13회 박석운(사회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 2008년 제 14회 각현스님(연꽃마을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