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안을 제시하며 세종시 수정논의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 충청권 3개 시도지사가 공동으로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24일 오전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정우택 충북도지사, 박성효 대전시장 등 충청권 3개 시·도지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현장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 건설'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중심행정타운 건설 현장에서 성명을 발표하기에 앞서 박성효 대전시장은 "마음이 매우 착잡하다. 오늘 이 안개가 세종시의 앞날인 것 같아 걱정이다. 충청도민의 아픈 마음이 풀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3월25일에도 세 사람이 충남도청에서 만나 행복도시 건설과 정부기관 이전고시이행 촉구 성명발표 했었다. 정부가 최근 세종시를 기업중심도시로 만들려는 변질의도를 추구하는 것은 국론분열과 지역갈등을 야기하고 500만 충청인에게 좌절감을 주는 일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극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수정론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도시의 목적과 국가경쟁력 강화, 정부 정책의 일관성, 국민과의 약속등을 고려했을 때 행정도시는 반드시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수정하겠다는 사람들이 효율의 문제를 들고 있는데 효율보다는 더 무서운 것은 무형의 가치다" 라며 "상호간 신뢰, 정부에 대한 믿음 등 보이지 않는 가치와 철학이 더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총리 지명 후 세종시의 성격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고 지적하며 "갈피를 못잡고 명확한 철학과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진행되는 수정안은 국민의 신뢰를 더욱 못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래 행정도시의 기능이 훼손되는 가운데 즉흥적인 대안은 다른 논쟁과 시비를 만드는 시발점"이라며 "절차와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고 승복받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안대로 추진되는 것이 옳다"고 역설했다.
곧이어 세 사람은 미리 준비한 공동성명서에 서명하고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만드시 원안대로 추진할 것▲ 행정비효율 문제 재론은 국론분열과 국가정책의 불신을 초래하므로 수정움직임은 즉각 중단할 것▲ 논란 종식을 위해 행정도시 원안추진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을 국민앞에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질의응답시간에는 정부가 대덕특구나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가지고 설득에 나설 경우 대전시장과 충북지사로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대전시는 세종시로 인해 이미 역차별을 받아왔지만 감수해 왔다. 그런데도 세종시를 다른 것으로 바꾸려고 하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일이다, 지금은 세종시에 마치 백화점처럼 이것저것 주워담으려는 듯한 느낌이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 정부는 원칙과 보완을 위해 보완하는 것이 옳다. 비효율의 핵심인 국회를 옮긴다면 더 합리적이다. 약속과 신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좋고 나쁜 것을 따지기 전에 근본가치인 약속을 지켜야. 원칙인지 되돌아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오랜 기간 준비와 계획 속에 경쟁 끝에 선정한 것으로 그 목적과 본질에 위배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면서도 "언론보도 통해 세종시에 의료그린시티 조성 발표를 들었는데 사실이라면 이중적 자대로 정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당초 목적대로 되도록 당장 중단 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말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행정도시 관련 입장을 밝힐 경우 대응방안에 대해 이완구 지사는 의미있는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대통령도 방향에 대한 결심이 서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루 이틀 더 노력을 해 볼 것이다" 고 밝힌 뒤 "하지만 대통령이 나선다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 대통령 말씀을 듣고 나서 생각을 정돈할 생각"이라고 말해 진의가 무엇이냐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이완구 지사는 오는 12월 1일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 정의화 위원장과 만날 계획임을 밝히며 "언론에서 우리 얘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어 아예 공개적으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이 제대로 알 수 있게 할 얘기는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 사람은 중심행정타운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공동성명서 발표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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