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 3년째 달라진 것은 없다."3년 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학교 비정규직들이 '임금인상'과 '경력인정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여성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김지혜)는 25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후문 앞에서 집회를 연 뒤, 12월 한 달 동안 계속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학교 과학실험원과 조리사, 영양사, 조리원, 특수교육보조원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과 임금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산 A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이아무개(41)씨는 15년 장기 근속하고 있는데, 실수령 월급은 89만원이며, 내년에도 임금이 동결된다는 것.
노조 지부는 2003년 1월 학교 기능직 공무원(정규직)으로 입사한 B씨와 과학실험원(비정규직)으로 입사한 C씨의 임금을 비교하면서, 7년 사이 임금격차가 2배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2003년 입사 당시 B씨는 117만867원이었고, C씨는 72만1375원이었다. 그런데 7년 후 C씨는 월 96만9224원을, B씨는 184만9608원을 받았다. C씨한테 없는 정근수당(1만5953원)과 명절휴가비(9만5715원), 가계지원비(16만545원), 과세및비과세수당(43만8195원)이 B씨한테는 지급된 것이다.
노조 지부는 "지난 10월부터 여러 차례 요구를 했지만, 경남도교육청은 학교회계직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 지부는 투쟁선포식을 연 뒤 앞으로 12월 한 달 동안 지회별로 집회를 열기로 했다. 12월 2일 과학지회, 9일 조리사지회, 16일 특수지회, 23일 영양사지회, 30일 조리원지회는 각각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연다.
"학교회계직원 임금인상과 경력인정제 도입해야"노조 지부는 이날 투쟁선포식 선언문을 통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경남도교육청은 2010년 학교회계직원 임금인상과 경력인정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회계직원들 다수가 2007년 공공부문 대책을 통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었고, 정규직이 된다고 해서 차별해소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3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계약서를 쓰던 때와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복무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져 노동강도는 강해졌으나 처우에 있어서는 여전히 비정규직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공무원 임금 동결에 따라 학교회계직원들의 임금도 동결되고 말았다"며 "정부는 내년에도 공무원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하며 학교회계직원들의 임금동결도 당연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지부는 "공무원 임금 동결에 따른 학교회계직원 임금동결은 차별을 부추기는 정책이다"며 "공무원과 급여체계 자체가 다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임금동결을 이유로 학교회계직원의 임금까지 동결하는 것은 억지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임금동결은 곧 학교 내 정규직과의 차별을 확대하는 결과이므로 학교회계직원들이 가질 상대적 박탈감 또한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교과부는 10만 학교회계직원에 대한 책임있는 계획을 수립하여 각 지역교육청을 지도하고 감독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년 전부터 근속하고 있는 학교회계직원과 이번 달에 입사한 초임 학교회계직원의 급여가 똑같다"며 "학교회계직원의 임금 초안은 공무원 10급 1호봉을 토대로 계산되었지만 같은 일을 하고도 경력이 오래 될수록 그 차별이 심각한 속도로 커진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지부는 "2년 연속 공무원 임금동결에 따른 학교회계직원 임금동결로 실질임금저하 차별을 부추기는 정책을 철회할 것"과 "최소 7.7% 물가인상분만큼의 임금인상 보장할 것", "차별해소의 첫걸음 경력인정제를 하루빨리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