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경기도 교육국 설치에 반대해온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전격 발의해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다 민주당 측의 반발로 연기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모습.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경기도 교육국 설치에 반대해온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구성안을 전격 발의해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다 민주당 측의 반발로 연기했다. 사진은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모습. ⓒ 김한영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경기도 교육국 설치에 반대해온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조사특위) 구성안을 전격 발의해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다 민주당 측의 반발로 연기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성환 의원(안양6) 등 40명은 지난 25일 "경기도 교육국 설치와 학교급식 등과 관련해 김상곤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의 관권 개입 등을 조사한다"며 '경기도교육감의 경기교육파탄에 관한 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안을 발의했다.

조사특위구성안은 의원 20명 이내로 조사특위를 구성해 내년 6월 30일까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각 시·군 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산하기관, 시민단체 등에 대해 의회차원에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 범위는 김상곤 교육감에 대해 ▲학교급식과 관련한 성실의무 및 정치 중립성 위반 행위 ▲경기도 교육국 설치에 대한 공무원 비상근무 지시 행위 ▲경기도 교육국 설치 반대 관련 대내·외 활동 ▲시국선언 교사 징계거부 행위 등이다.

한나라당은 조사특위구성안을 이날 열린 제245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려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연기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의안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여야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 10여 명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오전 10시쯤 진종설 의장을 항의 방문해 진 의장의 본의회장 참석을 막는 한편 의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정문식(고양3) 의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의원들이 진 의장의 본회의장 참석을 저지하며 강력히 반발하자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조사특위구성안 처리를 다음달 16일 열릴 5차 본회의로 미뤘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조사특위 활동기간이 도의원 임기 마지막 날인 내년 6월 30일까지로 돼 있는 점 등을 들어 "조사를 위한 특위가 아니라 김상곤 교육감 발목을 잡기 위한 술책"이라고 규정, 조사특위구성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고영인(안산6) 의원은 "한나라당은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조사특위구성안을 발의·상정하면서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사전에 한마디 협의도 없었고, 오늘(26일) 오전에야 알게 됐다"면서 "의안발의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특히 "조사대상에 경기도 교육국 논란의 원인제공자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없고 김상곤 교육감만 겨냥하고 있는 데다, 시국선언 교사 징계유보에 대한 조사도 교과부 소관이어서 월권행위"라며 "문제의 조사특위구성안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소속 송영주(비례) 의원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의 김상곤 교육감 조사특위구성안 발의는 무상급식과 시국선언 교사에 대해 진행 중인 재판, 내년 교육감 선거에 정치적 악영향을 끼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성명에서 "한나라당이 교섭단체와 협의 없이 지난 25일 밤 기습적으로 발의한 조사특위구성안은 민감한 사안을 의석수만 믿고 처리하려는 행위"라며 "한나라당은 '김상곤 죽이기'라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안건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대변인인 전동석(광명3)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의회는 도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철저한 행정사무조사를 벌여 진상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민주당이 정당한 행정사무조사 발의에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전동석 대변인이 26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의원들이 기피시설특위 보고를 위해 의장실에 들른 정문식 의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전동석 대변인이 26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의원들이 기피시설특위 보고를 위해 의장실에 들른 정문식 의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 김한영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이 진종설 의장을 항의 방문해 진 의장에게 조사특위구성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정문식 의원과 일부 민주당 의원 간에 몸싸움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날선 '진실 공방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 전동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의원들은 기피시설특위 보고를 위해 의장실에 들른 정문식 의원에게 욕설과 함께 비하발언을 퍼부으며 정 의원을 밀쳐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윤화섭 민주당 대표가 앞장섰고, 점거농성을 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한꺼번에 전 의원을 밀쳐 두 번이나 의장실 바닥에 강하게 넘어졌으며, 의사일정에 문제가 없음을 설명하던 정 의원에게 몇몇 의원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강력히 항의하던 정 의원을 한꺼번에 달려들어 밖으로 내동댕이쳤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어 "의원끼리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정 의원과 한나라당은 폭행에 가담한 의원들을 윤리위에 제소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동료의원에게 폭행을 서슴지 않는 의원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공세를 취했다.

정 의원도 이날 저녁 전화통화에서 "행정사무조사 발의 안건은 회의규칙상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고, 의안을 철회하려면 발의한 의원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한다고 말했다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폭언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윤화섭 대표와 이대근 의원에게 '너 나가', '깐죽대지마' 등 폭언을 들었으며, 특히 윤 대표가 밀쳐 두 번이나 바닥에 넘어졌다"면서 "민주당 윤 대표 등이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의 주장은 달랐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왜곡·날조 일삼는 한나라당은 각성하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통해 "이제는 명분으로 안 되니까 '엉터리 쇼'를 통해서라도 민주당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정문식 의원과 한나라당은 의원들 간에 있었던 시비과정을 과장 수준을 넘어 민주당 의원들이 정 의원에게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다고 왜곡·날조를 했다"면서 "같은자리에 있던 제3자들도 지켜본 사실에 대해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사전협의 없는 행정사무조사특위건에 대한 항의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실로 찾아갔는데, 정문식 의원이 들어와 의장과 민주당 의원 사이의 대화에 자꾸 끼어들자 윤 대표가 다른 데로 가서 나중에 얘기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계속 옆에서 관여하는 정 의원과 윤 대표 사이에 논쟁이 있었고, 이를 말리는 정기열 의원을 잡고 정 의원이 갑자기 넘어졌다는 것. 민주당은 "넘어질 상황이 아님에도 정 의원이 넘어졌으며, 이에 정 의원이 항의를 하면서 계속 의장과 대화를 방해하자 몇몇 의원이 정 의원을 밖으로 데리고 나간 게 객관적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성명을 보면서 초반부터 악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들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의원들 간에 최소한의 신뢰마저 깨뜨리는 거짓·왜곡 성명에 대해 반성하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 언론사 출입기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사진 기자들은 정 의원이 다른 사람의 발에 걸려 넘어졌고, 심한 몸싸움도 없었다고 말한다"면서 "한나라당 주장에 문제가 있어 일부 기자가 기자회견을 만류했으나 한나라당 측이 강행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회#한나라당#폭행 주장#민주당#왜곡 날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원을 비롯해 경기지역 뉴스를 취재합니다. 제보 환영.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