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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세종시 문제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라는 관점에서도 세종시로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세종시 문제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라는 관점에서도 세종시로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비록 친박계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한나라당 초선 의원이 세종시 수정론을 이렇게 단호하게 비판할 줄은 몰랐다. 이종혁 의원(부산 부산진을)은 "'국가 백년대계'라는 관점에서도 세종시로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으로 이 의원을 인터뷰하러 가게 된 계기는, 그가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서 선정한 우수의원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됐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 의원은 2008년에 이어 김기현(한나라당), 우제창, 주승용, 최철국(이상 민주당), 최연희(무소속)의원과 함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혔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이 의원은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수도권의 비대화·과밀화에서 오는 비효율성과 행정부처를 옮겼을 때의 비효율성을 천칭 위에 놓고 달아본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세종시를 10년의 호흡으로 보면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30년 50년의 호흡으로 보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수정론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12·13대 국회에서 서석재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동아대 법대 선배인 서석재 의원이 '민정당 2중대' 민한당 초선이던 시절, 대학생으로 민주화선거혁명추진연합 활동을 하던 이 의원을 찾아와 '나는 탈당해 김영삼·김대중 선생이 결성할 선명 야당에 몸담을 생각이니 함께하자'고 제의했고, 그렇게 그는 보좌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민주화추진협의회 특별회원이기도 하다.

"세종시 수정안, 전혀 준비 안 돼 있고 혼선"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 의원인데, 국정감사에서 2년 연속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국감에서 가장 중점을 두려고 한 분야는.
"국정감사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국민의 안전·생명과 관련된 정책들이 부당하게 집행돼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부분이었다. 경주 방사능폐기물 처리장은 정부와 민간기업, 공기업이 합작한 총체적 부실상태였다. 암반이 연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는데도 무조건 파고보자는 식이었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다. 또 R&D(연구개발)투자예산이 사후 관리가 안돼 돈만 나가고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사례들을 지적했는데 그런 것들이 NGO평가단에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한다."

- 국회 공식 연구모임 미래 성장동력산업연구회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데, 미래 성장동력산업의 관점에서 4대강 사업을 평가한다면.
"4대강 살리기는 우리나라의 물부족 문제나 오염된 하천의 정비 차원에서 일부 유용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에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까지 같이 담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은 강 주변에 관광사업을 하는 것 정도인데, 4대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성장동력벨트를 조성한다든지 산업과 결부된다면 국가경쟁력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 ⓒ 유성호
- 같은 관점에서 세종시 원안 수정 문제를 평가한다면.
"지난 9월 국정감사 직전에 나름대로 성명서를 준비했다가 발표를 안 한 것이 있다. 그때는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다. 초선 의원이 너무 앞장서는 것도 좀 그렇고 호흡조절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 그리고 세종시 수정론자들은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와보니 세종시 대안 명칭과 내용도 몇 번씩 바뀌는 등 전혀 준비가 안 돼 있고 혼선이 오고 있다.

그때 준비했던 성명서 내용은 세종시를 수정하려면 4대원칙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첫째, 수정 이유를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설명하고, 둘째는 대통령의 사과로, 당이 약속하고 대통령도 선거에서 약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수정안을 명확히 제시하라는 것, 넷째는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라는 것이었다.

세종시 문제는 효율성 및 성장이라는 가치 대 균형 및 호혜발전 가치의 충돌이라고 본다. 마치 한쪽이 최고의 선인양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 9부2처2청 행정부처를 옮기는 것이 무조건 비효율이라면, 원안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뭐가 되나. 그리고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수도권의 비대화·과밀화에서 오는 비효율성 및 경제적 손실과 행정부처를 옮겼을 때의 비효율성을 천칭 위에 놓고 달아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지방의 31평짜리 아파트가 1억도 안하는데, 서울 강남 재개발 아파트 17평형이 13억에 넘게 거래되는 이 현실이 균형발전을 하고 있는 나라인가.

국가 백년대계라고 하면 10년 20년 짜리의 호흡으로 볼 것인가, 30년 50년 100년 단위의 호흡으로 볼 것인가. 10년의 호흡으로 보면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30년 50년의 호흡으로 보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과학기술은 점점 발전해 10년 혹은 15년 안에 한반도 전체를 1~2시간 안에 다닐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고 국토를 개조해야할 시점이 올 것이다. 균형과 상생의 동력으로 선진국가를 만드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야할 시점이 됐다. 언론들은 친이-친박의 대립각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 문제는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에 대한 시각으로 바라봐야하고 토론을 통해 귀결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은 '정치 사관학교'"

- 12·13대 국회에서 서석재 전 의원 보좌관으로 국회에 발을 들여놨다. 서 의원의 근황은.
"정계를 은퇴하시고 난 뒤 건강이 안 좋아지셨다. 지병이 있으시고 거동이 불편하시다. 국정감사 시작 3일 전에 그 분이 여의도에 오셨다. 예전에 같이 자주 갔던 여의도의 한 식당에 가서 특식으로 사주시곤 했던 영남식 추어탕 같은 음식도 사드리고, 의원님이 좀 걷고 싶다고 하셔서 국회 일대를 모시고 걷기도 했다. 한창 때 다니셨던 곳이라 기분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 요즘 국회의원 중에는 법조인, 의료인, 언론인 등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보좌관 출신 국회의원의 강점이라면.
"국회의원을 하기 전에 보좌관을 거치는 것은 '정치 사관학교'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정책보좌 역할을 맡는 경우 상임위 활동이나, 법안 성안 과정, 예산결산 과정 등 국회 내 주요 활동을 다 공부할 수 있다. 보좌관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사전 공부가 돼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고, 보좌관 생활에서 질의서를 준비해본 경험이 국정감사나 상임위 질의에 큰 도움이 된다. 보좌관 시절 지금의 지식경제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상공위원회를 맡았는데,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종혁#세종시#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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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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