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대전을 방문, 대전KBS에서 마련한 세종시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자유선진당 당원들과 대전지역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아야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녹화된 'KBS 대전 특별기획 정운찬 총리 초청 세종시 대토론회'에 출연해 세종시 수정에 대한 정부입장을 설명하고, 원안추진을 촉구하는 토론자들과의 토론을 벌였다. 이러한 정 총리의 대전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자유선진당 이재선 최고위원을 비롯한 김창수, 권선택, 이상민, 임영호 의원 및 백운교 서구갑 지역위원장 등 당원 100여명이 KBS 정문으로 몰려와 4시간 가까이 시위를 벌였다. 정 총리가 들어서기 1시간 전부터 몰려든 당원들은 머리에 '세종시 원안 사수'라고 쓰인 붉은 띠를 두르고 손에는 '충청기만 MB심판'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그러면서 정 총리의 출입을 막기 위해 정문을 막아섰고, 이들의 밀어내고 길을 트기 위해 경찰병력 200여명이 투입되면서 험한 욕설과 몸싸움이 일어났다. 또한 일부 당원들은 "고향 팔아 먹는 정운찬 총리는 사퇴하라",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 "정부부처 이전 원안대로 이행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정부부처 빠지면 배와 배꼽 바꿔치기 하는 것과 같다" 경찰은 방송차량을 이용해 이들의 시위가 '불법집회' 임을 강조하면서 자진해산을 촉구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당원들은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하기 위해 공영방송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정규방송을 끊고 특별방송을 편성한 KBS에 항의하기도 했다. 결국 정 총리는 자유선진당 당원들의 항의의 목소리와 일부 당원들이 던진 계란을 차량에 맞으면서 KBS에 들어서야 했고, 곧 바로 토론회에 들어갔다.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유선진당 일부 당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항의시위를 계속했다. 또한 자유선진당 5명의 현역의원 등은 토론회를 마친 정 총리와 긴급 면담을 해 세종시 수정 추진을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선 의원은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국회의원 한 명 없이 토론회를 진행한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마련해 충청권 정치인과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임영호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일방적으로 지역 여론을 환기시켜보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충청인들을 바보로 보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정 총리는 "이번 토론회는 그 동안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려드리지 못한 것을 알려드리고, 정부의 계획을 설명하고자 마련한 것"이라며 "정부가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김창수 의원은 "우리 충청인들은 그 어떤 대안보다 원안을 원한다, 총리께서 공주출신이신 만큼, 원보다 나은 플러스알파를 해 달라, 정부부처가 빠진다면 배와 배꼽을 바꿔치기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임영호 의원은 "충청도민들이 정 총리를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 고향을 팔아먹은 '이완용'이라고 말한다"고 쏘아 붙였다. 이에 정 총리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말했고, 임 의원은 또 다시 "삼가할 수 없다"고 맞받으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정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간담회를 10여분 만에 끝이 났고, 정 총리가 연기군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KBS를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도 자유선진당 당원들의 항의 구호와 계란세례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정 총리를 비롯한 김병윤 대전세종희망포럼 공동대표(목원대 무역학과 교수)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 이상선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공동대표와 이창기 선진대전창조포럼 공동대표(대전대 행정학부 교수)가 원안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 참석 90여분 동안 토론을 벌였다. 녹화로 진행된 토론회 방송은 이날 밤 11시 10분 전국으로 생방송되는 <심야토론> 시간에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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