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김치를 넣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올케와 나는 처음으로 끓여보는 물곰치 매운탕을 놓고 고민을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올케 이리와 봐. 인터넷에 보니깐 김치 넣고 끓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은데. 한번 넣고 끓여봐" "그러다 제맛이 안나면 어쩌지요" "뭐 그러면 할 수 없지만 다른 매운탕하고 조금 다른 것같으니깐 김치 넣고 끓여보자" 해서 우린 물곰치탕에 김치를 넣고 끓이기로 했다.
지난 토요일(19일) 가족 송년모임이 있었다. 남동생집에서 음식 장만을 하기로 했다. 집에서 한다기에 조금 일찍 남동생집에 들어섰다. 그때 남동생이 주방에서 물곰치라는 생선을 자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정말 낯선 모습이었다.
"아니 웬일로 생선을 다 자르고 있어?" "저사람(올케)이 못 자른다고 해서 내가 해주는 거야" 옆에서 올케가 "저렇게 가끔 잘 해줘요. 고모부도 잘 해주시잖아요" 한다. "고모부도 동생만큼이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건 진짜 너무 커서 여자들이 자르기 힘들겠다." 고무장갑을 끼고 낑낑 대면서 커다란 생선을 자르는 남동생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남동생은 멋쩍은지 생선자르기가 끝나자 얼른 소파로 가서 앉는다.
다른 음식 준비가 끝나고 물곰치매운탕을 끓일 차례가 돌아왔다. 올케도 나도 처음인지라 걱정이 되었다. 하여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른 매운탕하고 끓이는 방법은 비슷한데 신김치를 넣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하여 고민하다가 김치를 넣고 끓이기로 한 것이다.
준비물: 물곰치1마리, 미더덕, 콩나물, 김치, 파, 마늘, 무, 다시마, 쑥갓, 미나리고추가루, 소금,멸치, 후추가루1, 무와다시다,멸치로 육수를 만든다.2,끓는 육수에 손질한 물곰치와 미더덕, 콩나물,고추가루양념장을 넣고 끓인다. 3,끓는 2 에 파,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맨나중에 미나리와 쑥갓, 후추가루를 넣고 마무리 한다. 맛이 없어 인기가 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마음으로 맛을 본 가족들의 평을 들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음미를 하면서 맛을 보더니 "음 첫 맛부터 다른 매운탕하고는 달라. 끓으면 끓을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것이 아주 부드러워" 대부분의 평이 비슷했다. 나하고 올케도 맛을 봤다. 가족들의 말대로 부드럽고 시원한 맛이었다. 살이 어찌나 연한지 입 속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 것만 같았다. 술안주로는 아주 그만이었다.
그날 물곰치란 메뉴는 남동생이 정했다고 한다. 얼마 전 친구가 맛있다고 하면서 물곰치매운탕을 먹었는데, 시원하고 구수해서 집에서 한 번 해먹고 싶었다면서. 식구들이 모두 맛있게 먹으니 남동생도 아주 만족해 하는 눈치였다.
그날 걱정을 하면서 끓인 물곰치매운탕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커다란 물곰치가 많이 남을 거란 예상은 제대로 빗나가고 말았다. 새로운 별미에 추위도 저만치 사라지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