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한나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이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요구하며 법사위 회의장에서 단체로 잠을 잤고, 민주당 소속 위원장은 이들의 법안 단독처리를 막기 위해 위원장실에서 잠을 잤다.
장윤석 간사를 비롯해 이주영, 홍일표, 이한성, 박민식, 손범규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밤 유선호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산회를 선포한 뒤에도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국세기본법 등 예산부수법안 20여 건의 처리를 요구했다.
장윤석 의원은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의미로 회의장에 남아 있다"며 "이렇게 지속적으로 회의 개최를 요구하는데도 응하지 않는다면 위원장의 의사진행 기피로 간주하고 국회법 50조 5항에 따라 위원장 직무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호 위원장이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계속 거부할 경우 한나라당 간사가 국회법에 근거한 위원장 대리를 맡은 상태에서 단독처리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유선호 위원장도 법사위원장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위원장의 의사진행 거부'를 내세워 법안 단독처리를 시도할 경우 즉각 회의장에 나타나 의사진행권을 되찾아오기 위해서다.
이날 밤 11시 55분 경 법사위 전체회의장에는 매트리스와 이불이 반입됐고 이윽고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취침준비에 들어갔다. 유 위원장도 위원장실에서 이불을 깔고 취침 준비를 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예산부수법안 기습상정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가 마무리되기 전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하나둘씩 법사위 전체회의장에 모여들었고, 본회의가 끝나자 장윤석 간사가 위원장석에 앉아 야당 의원들 없이 회의를 열고 20여 개의 예산부수법안을 상정했다.
법사위 개회 소식에 놀라 달려온 유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를 저지하고 나섰고 이 와중에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위원장석을 되찾은 유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 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그동안 일어난 절차들은 무효"라고 선언하고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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