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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밑인사] 저무는 해는 기다려주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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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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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마지막 해를 보려고 오후5시쯤 도서관을 나왔습니다. 재빨리 베낭에 짐을 챙겨 자전거를 타고 달려간 곳은 바로 인천 계양산과 천마산이 만나는 징매이고개였습니다. 계양산 정상에서도 저무는 해를 볼 수 있지만, 예상한 것과 달리 겨울해는 너무나 빨리 서쪽 바다로 넘어가 버려 정상을 오르는 것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눈덮힌 등산로에 이르러서는 희미해지는 붉은 기운을 보려 눈 덮힌 산길을 뛰다시피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바다 위에 잔뜩 내려앉은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기 시작한 2009년의 마지막 해를 잠시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무는 해는 무심하게도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고 사라져갔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일몰을 쓸쓸히 마주하고 다시 산을 내려오니, 북쪽 하늘에 둥근 달이 휘영청 떠올랐습니다. 2009년 마지막 해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못난이를 위해, 밝아올 2010년도 힘차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듯 싶었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불의에 타협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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