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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이규석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이 '외국어고등학교의 학생 수를 줄이고 존속시킨다'는 개편안이 포함된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이규석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이 '외국어고등학교의 학생 수를 줄이고 존속시킨다'는 개편안이 포함된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교육과학기술부의 개선안은 외고 폐지보다도 혹독한 외고의 '장애집단' 만들기다. 외고를 선택해 온 재학생들과 동문, 예비 학생들에게 큰 충격이 될 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한층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교과부의 개선안이 외고 폐지만도 못하단다. 폐지보다 더 혹독한 '장애집단 만들기'라고 한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는 장애인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이러한 언사까지 사용하며 외고 개편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궐기한 학부모들 "외고는 공교육 발전의 견인차... 핍박을 당장 중지하라"

한동안 논란이 됐던 외고 폐지론이 수그러든 지금, 외국어고등학교 교장단과 학부모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 장학협의회(외고교장협의회)는 7일 오전 서울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교육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주제는 '교과부의 입학제도 및 고교체제 개편 방안의 실효성'. 하지만 대체적인 내용은 '외고를 손대지 말라'로 정리할 수 있다.

 서울지역 외고 입시가 치러진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4동 대원외고 정문 앞이 수험생, 학부모, 학원 관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자료 사진).
서울지역 외고 입시가 치러진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4동 대원외고 정문 앞이 수험생, 학부모, 학원 관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자료 사진). ⓒ 권우성
이 자리에는 약 500여 명의 외고 학부모도 참석했다. 이들은 토론회가 끝난 뒤 '전국외고 학부모연합 궐기대회'를 열었다.

학부모들은 "외고의 존립 가치는 공교육의 성장과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해야 한다"며 "모처럼 이루어낸 경쟁력을 당장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다면 우리 교육의 희망은 점차 멀어진다"고 이명박 정부의 '외고 손보기'를 비판했다.

이들은 "외고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떨칠 수 있는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지금처럼 국제화, 글로벌화가 절실한 시대에 인재 양성의 흐름에 제동을 걸어 역행하는 저의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학부모들은 "미래 인재의 육성은 수월성 교육과 상향평준화된 공교육이 발맞춰 진행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목표"라며 "교과부와 정치권은 대한민국 수월성 교육의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외고에 대한 폄하와 핍박을 당장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외고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성화 고양외고 교장은 "우리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대가가 너무나 차갑고 냉소적이며 공교육은 더욱 황폐해져 가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앞으로 '반격'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어 강 회장은 "대한민국 각계각층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대거 진학하는 선망의 외고가 지금 어느 때보다 차가운 겨울 속의 겨울을 지나고 있다"며 "외고 교장들은 이 현실 속에서 전문가적인 대안을 스스로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격에 나선 외고 교장단... "정두언 의원 무례하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 유성호
강 회장은 정두언 의원을 향해서도 "아무리 의원의 입법절차라 하더라도 우리가 원하지 않는데 근거없이 일을 추진하는 건 굉장히 무례한 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정 의원의 외고 폐지론을)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는데, 그 의미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강 회장을 비롯해 외고 관계자들이 기지개를 켜며 반격에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작년 12월 22일에 개최한 '외고 개편안 발표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외고를 일반고나 자율형 사립고로 바꿔야 한다"며 외고 폐지 및 전환을 다시 주장했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외고 교장들은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서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는 작년 12월 10일 외고 정원 30% 축소, 집필고사 금지와 입학사정관제 전면 실시를 골자로 한 외고 개편안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상주 전 부총리는 "외고 출신 젊은 판사들이 지금 대단한 활동을 하고 있고, 외고는 우리나라 고교의 국제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며 "잘 운영되고 있는 외고를 더 보완해야지 왜 짓밟고, 고사시키고, 위축시키려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해 학부모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외고 폐지#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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