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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폭설이 쏟아진 지난 월요일(4일)은 운전자들에게는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눈이 계속 쏟아지는 아침의 도로는 그야말로 난장판입니다. 버스정류장에는 많은 사람이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채 뚫어져라 쳐다보지만 눈밭이 된 도로는 육교 오르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무단횡단도 위험해 보이지 않을 뿐더러, 가끔 보이는 자동차는 황소걸음처럼
느릿느릿합니다.

좀 더 큰 도로에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습니다. 사거리에는 술 취한 사람처럼 차들이 중심을 못 잡고 이리저리 미끄럼을 탑니다. 접촉사고의 잘못을 따지거나 묻지도 않은 채 그냥 가라고 배려하는 운전자도 보이고, 제자리만 헛도는 자동차들을 밀어주느라
힘을 쓰니 추위도 못 느꼈습니다.

오후에 눈이 그치고 본격적인 제설작업이 시작되어 도로에 자동차들도 조금씩 늘어갑니다. 고객에게 택배로 보내줘야 하는 물건을 택배 차가 오는 곳까지 가져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라서 조심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작은 사고라도 보험적용의 실익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작은 사고라도 보험적용의 실익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 오창균

그러나 동네길을 벗어나기도 전에 바퀴가 눈 속에 빠지면서 헛돌고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지나가던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도로 진입을 앞두고 다시 눈 속에 빠진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집니다. 15년 무사고 경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주차된 트럭을 스치듯이 접촉
했고, 근처 상가에 있던 사람들이 구경거리라도 된 듯이 하나 둘 나옵니다.

그들의 도움으로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트럭주인에게 사과했지만, 주인은 쌍욕까지 섞어가며 운전도 못하면서 차를 왜 끌고 나오느냐고 야단을 칩니다. 순간 욱하고 올라왔지만 웃음으로 거듭 사과하고 연락처를 줬습니다. 트럭의 앞문과 뒷문의 도색이 긁히는 정도의 가벼운 사고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정도는 보험처리 하지 말고 서로 합의로 끝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트럭주인의 눈치도 나에게 먼저 금액을 제시해보라는 듯  위압적인 자세로 긁힌 부분을 툭툭 칩니다.

"사장님, 어떻게 할까요?"
"그쪽에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지 나보고 뭘 어쩌라고, 성질 뻗쳐 죽겠구먼."
"이 정도면 수리비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견적을 먼저 뽑아보고 연락주세요."
"이 양반 말하는 것 좀 봐. 수리비가 얼마 안나온다고? 기가 막히네."

결국 견적을 뽑은 후에 연락을 받는 것으로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다음날, 공업사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트럭 주인은 자신이 아는 형님이라고 하면서.

"선생님, 이 정도면 현금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아요. 현금으로 하시면 40만 원 정도에서 해드릴께요. 저희가 좀 더 신경을 쓴다면 30만 원 선에도 가능해 보이고요."
"보험으로 처리하게 되면요?"
"보험으로 하게 되면 가격이 달라지죠. 문짝을 교체해야 될 수도 있어요."
"현금이면 수리가 되고, 보험이면 교체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데요?"
"보험으로 하면 원래 그래요. 적용하는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라가고, 보험료도 할증 되고 더 손해입니다. 형님한테도 잘 말해줄 테니까 현금으로 하세요."

다시, 연락을 하기로 하고 보험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할증기준이 50만 원이기때문에 먼저 견적을 받아보고 결정을 하되, 50만 원 미만일 경우는 보험처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앞으로 3년간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지만, 3년간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사고처리 비용이 비싸다면 소액이라도 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먼저, 가입한 보험사에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3년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과 비교를 해서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보험처리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되기 때문에 서로 합의를 하지 말고, 신고접수부터 하라고 했습니다.

보험사에 사고접수를 한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상대방과 수리비용 25만 원에 합의를 했으며, 내가 앞으로 3년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많지 않기 때문에 보험처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 50만 원 미만은 보험처리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유리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만,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할인과 할증에 대한 것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입니다.


#접촉사고#자동차보험#보험료할인#보험료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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