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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범 이후 5년 동안의 누적 순이익을 '파생상품' 투자로 한방에 날려 버린 GM대우가 올해도 상당액의 '환 헤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는 2008년도에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29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파생상품 투자로 인해 2조 33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2008년 결산 기준, 875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2년 출범한 GM대우가 그동안 기록한 순이익을 전부 합한 6748억원을 한방에 날린 셈이다.

 

이로 인해 GM대우는 지난해 초부터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다. GM대우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하 산은)을 통해 신규자금 유입을 추진했지만, 수개월에 걸친 GM과 산은의 줄다리기 끝에 무산됐다.

 

결국 새롭게 출범한 '뉴GM'이 4912억원을 유상증자해 GM대우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2대 주주인 산은은 특별결의 비토권과 이사 3인 추천권을 상실했고, GM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달러당 950원선에서 선물환 거래 계약

 

'환 헤지'는 투자 대상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생기는 환차손을 막기 위해 환매 시 환율을 현재 시점의 환율로 고정해두는 금융 거래다.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인 '환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다.

 

2008년만 보더라도 달러당 원화는 1분기 990원대, 2분기 1050원대, 3분기 1200원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기야 4분기에는 1400~1500원대를 형성했다. 달러당 950원선으로 선물환 거래를 계약한 GM대우는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

 

GM대우는 2008년에 차량 88만 1960대를 생산해 이중 76만 5440대를 수출했고, 11만 6520대를 내수용으로 판매했다. 이 기간에 CKD(=Car Knock Down:자동차 부품을 수출해서 현지에서 조립, 판매하는 방식)는 102만 3128대를 수출했다.

 

GM대우는 2009년 한해 CKD 수출을 포함, 총153만 6791대(완성차 내수 11만 4846대․수출 46만 3912대, CKD 수출 95만 8033대)를 판매했다. 2008년보다 수출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에 비해 완성차는 30만 3202대, CKD는 6만 5095대가 줄어든 실적이다.

 

이처럼 생산 물량의 8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GM대우는 선물환 거래로 인한 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다. GM대우는 2008년 3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여 달러당 많게는 400∼500원의 손실을 보았다.

 

GM대우는 산은, 우리, 외환 등 13개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체결했다. 선물환 계약은 1달러 당 950원선이다. 하지만 달러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결국 GM대우는 1달러 당 400∼500원의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부평신문>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GM대우는 2008년 1달러 당 850원으로 예상하고 선물환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GM대우 제이쿠니(Jay Cooney) 부사장은 지난해 말 GM대우와 관련한 '3가지 루머(Rumors)'에 대해 일부 직원에게 보낸 해명 자료에서 "환 헤지 손실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고, 시장 환경이 안정될 때까지 GM대우는 환 헤지 거래를 서서히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6.7원 하락한 1164.5원으로 마감했다. 2008년 12월 30일 종가인 1259.5원보다 95원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환율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는 1570.3원, 최저치는 1153.0원이었다. 이로 인해 GM대우의 선물환 거래 손실은 2009년에도 불가피한 처지다.

 

이와 관련해 산은 관계자는 "2년 동안 (선물환 거래) 계약이 지속되지만, 규모가 크게 줄어 올 하반기에는 선물환 거래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GM대우는 여유 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도 "지난해 평가손익에 선물환 거래 손실 부분을 포함했고, 올해는 환율이 낮고 안정돼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익은 나지 않지만 전년보다 평가 손실이 훨씬 적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선물환 거래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손실 규모는 2008년에 비해 줄었지만, 2009년 한해도 선물환 거래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한 처지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신차를 만드는 데 평균 3년 동안 3300억원 가량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GM대우의 선물환 거래 손실 규모도 소형차량 생산 비용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문제 논란이 또 생길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GM대우#제이쿠니 부사장#환 헤지#파생상품#선물환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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