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새해 첫날 오르려고 마음먹었던 선자령을 이번 일요일(10일) 아들 대신 후배와 함께 올랐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후배는 주문진에서 먹을 회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지만 그게 뭐 대순가?

 강문해수욕장의 한 횟집. 이 근방 횟집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강원도 막장을 양념해서 나오는 된장은 꼭 쌈싸서 맛보시도록...
강문해수욕장의 한 횟집. 이 근방 횟집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강원도 막장을 양념해서 나오는 된장은 꼭 쌈싸서 맛보시도록... ⓒ 이덕은

회를 실속있고 싸게 먹으려면 수산시장을 가는 게 정답이겠지만 도착시간이 늦어 일반 음식점에서 먹을 수밖에 없다. 강문 해수욕장 근처 해수탕에 자리 잡고 그럴 듯한 횟집으로 가니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큰 접시에 6줄로 나란히 줄을 선 '소'자 모듬회. 이런 건 3사람이 먹어 줘야 푸짐하게 먹고 싸게 먹었다는 느낌이 들텐데 둘이 먹자니 좀 아깝다. 안주가 아까워 좀 과음하고 해수탕에서 냉온탕을 번갈아 가며 들락날락 거리는 나를 보고 후배가 다음 날 말한다.

'형, 혼자서도 너무 재미나게 놀던데요.'

 강문해수욕장 근처 24시 해수탕. 안이 넓어 여느 찜질방처럼 부대끼지 않고 널널하게 잘 수 있었다. 물론 겨울이니까 그렇겠지.
강문해수욕장 근처 24시 해수탕. 안이 넓어 여느 찜질방처럼 부대끼지 않고 널널하게 잘 수 있었다. 물론 겨울이니까 그렇겠지. ⓒ 이덕은

강릉은 영하 3도인데 선자령 아침 기온은 최저 영하 17도란다. 9시경 올라갈 생각으로 남는 시간을 주문진으로 가서 생선구이를 먹고(너무 잘 먹는다) 항구 구경을 한다. 아침에 들어온 오징어잡이배의 집어등은 아침 해로 붉게 물들고 곁에서는 조그맣게 경매가 벌어지고 한편에선 아줌마들이 생선을 고르고 있다.

 주문진 생선구이. 주문진 수산시장 근처에 생선구이집이 좀 있다. 곰치국이 좋다고 매일 곰치만 잡숫고 오시지 마시고 신선한 생선구이를 한번
주문진 생선구이. 주문진 수산시장 근처에 생선구이집이 좀 있다. 곰치국이 좋다고 매일 곰치만 잡숫고 오시지 마시고 신선한 생선구이를 한번 ⓒ 이덕은

 아침해에 붉게 물든 집어등
아침해에 붉게 물든 집어등 ⓒ 이덕은

대관령 휴게소로 가니 하늘은 안개로 싸여서 서리가 날리고 한 무리 등산객들은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느라 바쁘다. 우리도 곁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커피를 시키고 준비를 하는데 '커피 하안잔을 시켜놓고~' 아줌마가 쭈그러진 국자에 끓여주는 커피를 끓이며 흥얼거린다.

"아줌마! 오실 땐 단골손님이니까 내려올 땐 좀 싸게 해 줘~"

 커피 끓이는 국자만큼이나 아줌마 노래 솜씨도 재미있다.
커피 끓이는 국자만큼이나 아줌마 노래 솜씨도 재미있다. ⓒ 이덕은

아침안개와 강추위로 서리꽃이 잘 피었고, 등산화에 붙은 눈덩이는 녹지 않으니 지저분하지 않아 좋다. 눈만 내놓고 얼굴을 가렸던 버프(buff)는 땀으로 거추장스러워 귀만 가리고 다 내놓는다.

'하늘은 파랗고 눈은 하얗다 그리고 잘 올라왔다'라는 말 이외에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

 선자령 풍경 1. 서리꽃
선자령 풍경 1. 서리꽃 ⓒ 이덕은


 선자령 풍경2. 서리는 철조망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선자령 풍경2. 서리는 철조망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 이덕은


 선자령 풍경 3.
선자령 풍경 3. ⓒ 이덕은

 선자령 풍경 4. 파란 하늘
선자령 풍경 4. 파란 하늘 ⓒ 이덕은

 선자령 풍경 5. 눈, 서리꽃, 등산객
선자령 풍경 5. 눈, 서리꽃, 등산객 ⓒ 이덕은

 선자령 풍경 6. 풍력발전기와 서리꽃
선자령 풍경 6. 풍력발전기와 서리꽃 ⓒ 이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자령까지 왔다가 아래 골짜기로 내려가 국사당을 지나 대관령 휴게소로 내려가는지 우리처럼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고 올라오는 사람에 치어 내려가는 시간이 더 걸린다. 그 많은 사람들은 점심도 안 먹는지 쉬지도 않고 꾸역꾸역 올라오는데 이런데 멋모르고 분위기 잡는다고 여자친구랑 호젓이 오는 사람은 누구라도 한 사람쯤 아는 사람을 만나 들통 나겠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낄낄 웃는다.

 엄청 많이 올라온다. 가려면 좀 서둘러서 올라가시는 것이 좀 더 한적하고 여유롭게 산행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엄청 많이 올라온다. 가려면 좀 서둘러서 올라가시는 것이 좀 더 한적하고 여유롭게 산행을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 이덕은

***좀 더 사진을 보시려면 아래 중복게재로 들어 오십시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닥.다.리.즈.포.토.갤.러.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자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