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의 사퇴에 이어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4일에는 손영태, 김경자, 반명자 후보가 후보를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현장실천연대' 소속 홍광표 후보는 조직결정으로 후보를 사퇴해서 모두 4명이 후보를 사퇴했다.
먼저 손영태, 김경자, 반명자 후보는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자처하여 "산별대표자들의 단결된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자신들의 사퇴도 "현재 위축돼 있는 산별대표자들이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히며 산별대표자들이 '통합지도부' 구성을 위해 다시 한 번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김경자, 반명자 후보의 경우 임성규 위원장과 집행부를 함께 하면서 통합 실패에 대한 반성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산별대표자들에게 '다시 한 번의 결단'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실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후보가 사퇴해서 선거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통합후보'에서 배제된 기호2번 허영구 후보조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칠 뿐만 아니라 기호1번 김영훈 후보조 역시 부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이미 13일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통합이 아니면 악이다? 그것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허영구", "산별위원장님들 충정 못지 않은 충정을 가지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평가는 나중에 해 주시라.-김영훈"라고 하여 사퇴의사가 없음을 각각 밝혔다.
다른 방법으로 1월 28일 대의원대회가 무산되는 경우는 기존 후보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여러가지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생각할 수 없는 경우이지만 선거는 성사시키되 '무효표를 조직'하는 방법도 없지 않겠으나 민주노총의 도덕성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것이므로 누구도 감히 입밖에 내기 어려울 것이다.
산별대표자들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미 '통합지도부 추대' 실패로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산별대표자들이 또다시 앞장서서 이 복잡한 판을 재정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2주남짓 남은 민주노총 임원선거의 홍보 게시판은 사퇴한 후보들의 공백만큼이나 뒤숭숭하고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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