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바로잡습니다 |
본 기사 내용 중 "당초 <자이언트>란 드라마는 1920년~3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마피아 거물로 활동한 한국인 제이슨 리의 일대기를 다룬다고 언론에 보도됐었는데, 최근 70~80년대 건설회사 사장의 이야기로 계획이 전면 수정됐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21일 드라마 제작자가 알려왔습니다.
2007년 보도를 통해 알려진 드라마 <자이언트>(올리브나인)와 오는 4월 SBS <제중원> 후속으로 방송되는 <자이언트>(JS픽처스)는 다른 작품입니다. 부정확한 보도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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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민좌' 김명민이 올 4월 방영 예정인 SBS <자이언트>로 브라운관에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지난 주 들려왔다. 지난 2008년 MBC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쭉 영화에 전념했던 그였기에, 브라운관에서 빛나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누리꾼들은 드라마 복귀 소식에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응원의 목소리는 곧 우려로 바뀌었고, 드라마의 성공을 기원하기보다는 그의 드라마 하차를 바라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 이유는 <자이언트> 내용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졌기 때문. 언론 보도 내용에 따르면 <자이언트>는 도시개발이 한창이던 1970~80년대 건설업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이며, 주인공의 직업은 바로 건설회사의 사장이다.
1970~80년대 건설회사의 사장이 주인공, 그렇다. 이 드라마는 한눈에 보기에도 특정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 현대건설의 사장을 지냈던 이명박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렇게 되자 누리꾼들은 <자이언트>가 제2의 <야망의 세월>이 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1990년 KBS에서 방영한 드라마 <야망의 세월> 역시 건설업계를 배경으로 하여 이명박 대통령을 모티브로 만든 드라마였다. 당시 극중에서 이명박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탤런트 유인촌은 그 때 쌓인 친분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을 역임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김명민 <자이언트> 출연을 반대하는 이유누리꾼들이 우려하는 것은 <자이언트>가 이명박 대통령을 미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대개 그럴싸하게 포장되기 마련. 현실에서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식으로 밀어붙이는 막무가내 불도저 스타일이 드라마 내에선 과감한 결단력과 기민한 행동력으로 미화되고, 이권을 챙기기 위한 각종 불법적인 행동도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포장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이 더해지면 미화는 한층 더해진다. 배우가 배역에 몰입할수록 그의 이미지가 실제 모티브된 인물에게도 겹쳐지게 된다. 배우가 혼신의 열연을 펼치는 순간 시청자들은 실제 그 인물도 과거에 그러했을 것이란 생각을 은연중 품게 되고, 배우의 연기를 찬사하는 목소리는 실제 인물의 행적을 공감하는 목소리로 바뀌게 된다.
몇 년 전 MBC <영웅시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유동근의 진중하고 차분한 연기는 당시 버스중앙차로제 시행으로 교통체증을 겪고 있던 서울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던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MBC <제5 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이덕화의 탁월한 연기력도 미화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 보도가 나가고 인터넷 상에서 누리꾼들의 반응이 격해지자 <자이언트>의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김명민 갤러리에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글에서 유인식 PD는 "1970~80년대 건설업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설정만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미화시키려 한다는 주장은 선입견"이라며 "<자이언트>는 고도개발시대의 비정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눈물겨운 생존기"라고 해명했다.
건설회사 사장이 주인공?... 뭔가 냄새가 난다
"주인공 또한 완전한 허구의 인물입니다. 그의 직업을 건설업으로 설정한 것은, 뽕밭과 배밭이 마천루로 변해가는 상전벽해의 시대를 온 몸으로 살아가는 고군분투의 장으로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커다란 이권이 달려 있기에 돈과 권력의 부정한 거래가 빈번이 오가고 그 결과 부실공사가 횡행하는 업계의 부조리 속에서, 불의에 맞서 싸우며 양심과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내면서도 성공하는 주인공을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아직까지도 우리 모두가 안타깝게 기다리는 이상적인 기업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그런 기업가가 성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지나온 현실을 되짚어보고, 정의롭게 힘껏 살아온 사람들의 손을 치켜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들 모두를 진정한 '자이언트'로 불러주고 싶습니다."그러나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마디로 궤변이라는 것이다. 결국 불의에 맞서 싸우며 양심과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낸 주인공이 이상적인 기업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 시절 건설회사의 사장을 역임했던 특정인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주인공이 이상적인 기업가로 그려지는 것 역시 드라마가 누군가를 '미화'하려하는 의도를 품고 있다는 증명하는 꼴이 됐다.
게다가 <자이언트>가 현재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제중원>의 후속작이라는 점 역시 의문을 더해준다. 36부작인 제중원의 종영 시기는 4월 중순이고, 그 뒤를 이어 <자이언트>가 시작된다는 것인데, 문제는 방영 기간과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와 시기적절하게 맞물린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권의 노림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
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는 KBS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는 뜬금없는 경찰 옹호로 빈축을 사고,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반공(?) 드라마가 두 편이나(<전우>, <로드 넘버원>) 제작을 기다리고 있다. 묘한 정치색을 띠고 있는 드라마들이 줄줄이 만들어지는 이 시기에, 1970~80년대 건설업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언론 보도를 통해 "김명민이 <자이언트>에 출연하기로 구두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소속사 측에서는 이를 전면부정하고 나섰다.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도, 구두계약을 마친 상태도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의혹과 논란이 가득한 상황에서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번 작품이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 하등 도움 될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김명민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