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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09년 5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뉴민주당선언'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09년 5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 대강당에서 열린 '뉴민주당선언'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당의 정체성 논란을 빚어온 뉴민주당 플랜이 비전위원회 출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표됐다.

 

민주당은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뉴민주당 플랜 총론과 7대 분야별 핵심 정책 중 첫 번째로 교육 정책을 발표하고 매주 순차적으로 ▲ 일자리 ▲ 외교·통일·안보 ▲ 환경에너지 ▲ 중소기업 ▲ 노동 ▲ 복지 등 나머지 핵심 정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2중대가 될 것"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지난해 5월의 '포용적 성장'·'기회의 복지'를 두 축으로 한 초안과 이날 발표한 총론의 내용이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김효석 뉴민주당 비전위원장은 이날 ▲ 일자리 중심 정책 ▲ 사람에 대한 투자 ▲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경제 ▲ 비정규직 문제 해결 ▲ 사회투자형 복지국가 ▲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 등 총 6가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절대 다수를 위한 포용적 성장'과 '기회의 복지'를 목적으로 제시했다.

 

당내 '우경화' 논란 재발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지난해 의원총회 및 지역위원장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을 했지만 ▲ 보다 많은 기회 ▲ 더 높은 정의 ▲ 함께하는 공동체라는 뉴민주당 플랜의 3대 가치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었다"며 "이후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고 신중히 답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복지의 개념이 생산활동이 끝난 다음 분배를 통해 복지를 구현하는 것이라면, 뉴민주당 플랜은 복지의 개념을 생산활동 단계로 끌고 올라간 것"이라며 "참여정부에서 담론만 있던 사회투자형 복지국가를 '기회의 복지'를 통해 실천하려는 것"이라고 '우경화' 주장을 반박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과) 성장하려는 목적과 동력, 그 방법도 다르다"면서도 "우리도 국민들에게 밥을 먹여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장 없이 일자리도 만들어지지 않고 양극화 해소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대표도 "진보성이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국민의 실생활을 잘 챙기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며 뉴민주당 플랜을 성장 중심의 낡은 보수, 분배 중심의 낡은 진보를 뛰어넘는 '생활정치'로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성장만능의 시장경제, 토건국가모델, 대기업 편향정책에 대해 비판해왔다"며 "뉴민주당 플랜은 비판을 뛰어넘어 나름대로의 방안과 정책을 내놓고 그 비판에 대한 치유까지 내놓아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고자 함이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새로운 수권세력이 되려면 분배 강화하는 리더십 발휘해야"

 

그러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여전히 뉴민주당 플랜이 민주당의 정체성에 혼란을 끼친다고 비판했다.  

 

당내 비주류 모임인 '국민모임' 소속 문학진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뉴민주당 플랜은 '유사 한나라당' 노선"이라며 "야당으로서 존재감이 뚜렷해지지 못해 지금의 지지층으로부터도 주목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문순 의원 역시 "지난 14일 열린 '민주당,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손호철 교수가 '민주당의 문제점은 반성을 잘 하지도 않고 하더라도 잘못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명박 정부와 반대편에 서야 할 민주당이 그 비슷한 편에 서선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평화와 분배라는 진보적 가치를 분명히 밝히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그를 집행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나 방향은 잘못되지 않았다"며 "지난 10년간 심화된 빈부격차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민주당이 새로운 수권세력이 되려면 분배를 강화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종전의 반대 의견을 바꾼 의원도 있었다.

 

국민모임 소속의 김희철 의원은 "초안이 성장만을 강조하고 지난 10년간 민주정부의 성과를 제대로 잇지 못한 반면 이날 발표된 내용은 진보성과 실효성을 함께 강조했다"며 "'함께 누리는 성장', '서민과 중산층에게도 혜택이 가는 성장'이라면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취해야 할 자세로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영·유아 무상교육·무상급식... GDP 대비 7% 투자면 지금도 가능해"

 

 김효석 뉴민주당 비전위원장(민주정책연구원장)
김효석 뉴민주당 비전위원장(민주정책연구원장) ⓒ 유성호

한편, 7대 핵심 정책 중 첫 순서로 발표된 교육 정책은 이 같은 취지에 따라 일제고사 폐지, 무상급식 실현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극복하는 데 주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민주당은 "우리 교육은 이제 가진 자들, 상위계층의 전유물로 전락해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사회가 됐다"며 "교육정책은 시장의 경쟁을 보정해 주는 사회복지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어,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성과도 많았던 교육정책이 국민들에겐 평준화 집착, 3불 정책 등 현실 고착적으로 비치고 있다"며 대립되는 교육 개념인 수월성과 평등성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소수의 지적 수월성 교육'에서 '모든 이를 위한 수월성 교육'으로 전환을 꾀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 ▲ 영·유아 무상 보육 및 교육 ▲ 혁신형 자율학교 확산 등 학습 다양화 ▲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25명 실현 ▲ 반값 등록금 단계적 실현 ▲ 중·고등학교 의무교육 단계적 실현 ▲ 무상급식 ▲ 대학 체제 개편 등 모두 7가지의 브랜드 정책을 제시했다.

 

모두 쉽지 않은 과제이나 김 위원장은 재정 구조 개혁을 통한 교육재정 투자 확대를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반값 등록금, 영·유아 무상 교육 등에 소요될 재원은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전부 계산해보고 내놓은 것"이라며 "현재의 재정구조를 개혁해 GDP 대비 7%를 교육에 투자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사교육·수월성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브랜드 정책 모두에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녹아들어가 있다"며 "교육에 대한 모든 정책을 내놓은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3불 정책 등 대입 부분을 다루진 않았지만 혁신형 자율학교 등 핀란드식 교육정책을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뉴민주당 플랜#포용적 성장#우경화#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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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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