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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밭 발자국 주인공은 누렁이, 친구되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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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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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잔뜩 흐리고 짙은 안개 뒤 겨울비가 내리고 황사까지 잇따르더니 다시 날이 추워졌습니다. 겨울비 덕분에 눈이 녹아 자전거를 다시 탈 수 있게 되었는데, 새하얀 눈을 올 겨울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참 겨울비가 눈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버리기 전,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 동네를 둘러보다 눈밭 위 작은 발자국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철조망 울타리와 펜스 사이를 오간 발자국은 길고양이나 들개가 아닐까 싶었는데, 가까운 곳에 발자국의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춥지도 않은지 누렁이는 눈 위에 엎드려 있다가, 인기척에 놀랐는지 주위를 살피다 발이 푹푹 빠지는 산비탈을 잽싸게 뛰어올라 어디론가 달려갔습니다. 그 흔적을 천천히 쫓아 오솔길로 접어들었더니, 누렁이의 집으로 보이는 곳이 있더군요.
휘파람으로 누렁이를 불러봤지만 선뜻 다가오지 않고 컹컹 대다, 되돌아가는 길을 살금살끔 따라오다 멈춰서다 눈치만 보고 그냥 뒤돌아 갔습니다. 그렇게 눈밭을 뛰다니는 누렁이와 친구가 되는게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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