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21일 러시아 하원 보리스 그리즐로프(B.Gryzlov) 의장은 적자를 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지역에 붙이는 '최고의 명칭'을 박탈할 것을 제안해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 고수두마 의장이며 '통합러시아(여당)'당 최고회의 공동의장인 그리즐로프는 "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는 '연방주체(聯邦主體)'라는 최고의 호칭을 계속 쓸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지자체의 경우 최고의 명칭을 박탈할 것을 제안했다.
"연방주체(subject of federation) - 이것은 최고의 호칭과 권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연방주체는 위의 조건들을 모두 충족했을 때 주어지는 존중의 명칭이자 지위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최고의 명칭을 박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러시아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연방주체는 21개의 공화국(共和國), 8개의 지방(krai, edge), 57개의 주(州), 4개의 자치구(autonomous okurg), 그리고 두 개의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북서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원의장은 예산자립도 부족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지원 받고 있는 지자체의 경우 자립도가 높은 이웃과 통합하여 모든 지자체가 동일하게 잘 살 수 있는 러시아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제안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기후적으로 악조건에 있는 지방(krai) 등을 제외하고, 경작할 땅과 노동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립을 못하고 있는 지자체들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 한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으며, 조만간 열리는 국가평의회에 의제로 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으로 자립도가 아주 낮은 지자체들은 체첸공, 다기스탄공, 인구세지야공 등 공교롭게도 이번에 남연방지구에서 분할되어 새롭게 설립된 북카프카스연방지구에 속하는 연방주체들이다.
이들 연방공화국들 대부분은 중앙정부로부터 약 80%에 달하는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다시 말해서, 공화국 존재와 삶 자체가 러시아중앙정부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그리즐로프 하원의장은 이들 국가, 다시 말해서 러시아연방주체를 이루고 있으며 이제까지 최고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체첸공화국 - 연방주체'라는 최고의 명칭을 박탈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보리스 그리즐로프 의장은 이번 국가평의회에서 모든 지자체장들에게 "대통령(президент president )"호칭 사용법에 대해서도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러시아에 대통령은 단 한 명이다, 그러므로 대통령 호칭을 쓸 수 있는 사람도 단 한 명 뿐"이라는 것이다.
이미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재 러시아에는 21개의 연방주체공화국들이 있다. 이제까지 이들 21개 연방공화국들은 각자의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즐로프 의장은 앞으로 대통령 호칭과 명칭을 쓸 수 있는 자격은 오직 러시아연방(러시아)을 대표하는 대통령뿐이다. 다시 말해서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제프 대통령 단 한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모든 러시아연방주체 수장들의 호칭과 명칭은 통일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모든 연방주체의 수장들은 통일된 호칭 '연방주체장 또는 자치단체장(head of subject federation глава субъекта Федерации)'으로 불리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 연방주체, 또는 지자체에는 단일 입법부, 즉 단원제의회만 두어야한다고 강조하며, 양원제 입법기관 시스템은 오직 러시아연방 하나에만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고수두마(the State Duma государственная дума"라는 명칭도 모스크바에 있는 하원(고수두마) 외에는 절대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자체에는 지방의회의 명칭으로 "입법회의(the legislative assembly законодательное собрание)"라는 명칭으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의장은 강조했다.
사실, 영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는 국가에서는 대통령(president)라는 명칭 또는 호칭을 국가의 대통령에도 쓰지만 기업체 사장단 또는 그 외의 공식적인 기구나 단체에서 president 라는 단어를 자유스럽게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러시아어로 대통령 president президент 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을 가리키는 유일무의의 명칭이자 호칭이며 국가를 대표하는 의미에서 존경, 위엄 및 권위의의 상징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도 대통령 이란 명칭을 대기업 또는 기타 단체의 장(長)에 붙이는 언어문화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보리스 그리즐로프 하원의장의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스크바의 크렘린 이라는 단어는 성(城) 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러시아어로 러시아에는 많은 성들, 즉 크렘린들이 있다.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쓰고 있는 연방공화국들도 21개가 있다.
러시아는 조만간 정개개편을 앞두고 있어 향후 러시아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는 것도 러시아를 이해하는데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