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울고 싶어라'의 이남이씨가 어제(29일) 별세했다. 올해 62세.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의 이주일씨도 지난 2002년 62세로 생을 마감했다.
두 분 다 사인은 폐암이었다.
이남이씨는 생전 병상에서 '담배는 끊기 어려우니 아예 배우지 말라'고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주일씨도 생애 마지막을 금연 전도사로 열심히 활동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산소호흡기를 끼고 축구장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금연할 것을 권고하던 고인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새해 들면 누구나 한 가지씩 새해 소원이나 작심 등을 혼자 속으로 다짐하거나 밖으로 공언하면서 뭔가 향상된 삶을 염원한다.
여러 가지 새해 소원이나 작심 등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흔한 게 금연결심 아닐까?
올해도 벌써 한 달 지났다. 새해 금연 결심한 분들 지금쯤 한 번 되돌아 볼 때이다. 일도양단의 굳은 결심으로 지금 금연에 성공하고 계신 분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실 단 한 번의 금연결심이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는 좀 드물겠다. 몇 번의 진통과 우여곡절 끝에, 지인들이나 가족들로부터 숱한 질타와 멸시를 당한 후에 결국 오기심이 발동하여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가정이나 학교, 사회 교육 기관 등에서 흡연폐해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고 이남이씨의 지적대로 청소년기의 흡연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중독에서 좀체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위에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일까마는, 나의 절친한 학교 동기생도 겨우 51세에 저세상으로 갔다. 그는 고교때부터 열심히 담배를 피웠는데, 당시에 그 모습이 멋져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담배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떴다.
몇 차례 금연 시도도 했지만 청소년기부터 피운 담배 중독을 떨쳐버리기가 더욱 힘들었나 보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연과 변명도 갖가지다.
0. 시골에 오래 산 사람 중엔 지독한 애연가가 많다.
0. 담배 끊으니까 우울증이 오더라. 그럴 바야 차라리 피다가 조금 일찍 죽겠다.
0. 담배 끊고 술 끊고, 무슨 재미로, 차라리 인생을 끊겠다.
0. 담배 끊으니깐 주전부리가 심해지고 살이 찌더라.
0.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성에 대해 의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진 게 있냐? 말해 봐.
0. 음주 시 무의식적으로 또는 고된 노동과 운동 후의 한 모금 담배맛을 그 무엇으로 바꿀려고... 등.
흡연의 폐해는 귀가 따갑도록 들었을 테지만, 한번 더 써 보자.
담배는 60여 종의 발암 물질을 비롯해 무려 4000여 종의 화학물질로 이뤄졌다.
대표적 물질로, 건축마감재로 쓰이는 셸락, 쥐약의 성분인 인(P), 배터리의 주성분인 카드뮴, 방충제 재료인 나프탈렌, 유성매직펜을 만드는 자일렌, 개미제거제인 비소(청산가리), 그리고 이러한 화학물질을 뇌에 빨리 잘 전달하기 위한 암모니아 성분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특히 암모니아 성분은 뇌에 전달된 니코틴 성분을 강하게 자극하여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게 한다.
그리고 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은 99%가 체내에 잔류하게 된다.
흡연은 폐암, 후두암, 설암의 강력한 원인으로 밝혀졌고, 기타 방광암, 위암, 등 각종 암과 매우 관계가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흡연의 피해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피부노화, 쉰 목소리, 기억력 감퇴, 치아 변색, 역한 니코틴 냄새, 그리고 집안과 거리의 불결함 등.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의 간접 흡연의 폐해 또한 무시 못할 지경이다. 버스정류장이나 길거리에서 맡는 담배냄새 또한 역겹기 짝이 없다.
가족을 진정 사랑한다면 가족 사랑의 첫번째 실천 과제가 금연 아닐까?
새해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더 금연 결심! 또 결심!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news4000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