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용인에서 분당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어떤 할머니 한분이 택시에서 급하게 내리시더니 숨을 가쁘게 내쉬며 저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젊은 양반! 수원으로 가려면 여기서 타는 것이 맞는 거유?""네 여기서 타는 게 맞는데요?""여기! 안내표지에는 건너가서 타는 걸로 나오는디?"저는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가르치고 있으신 버스안내판을 봤습니다.
그런데···
버스안내판에 어떤 노선은 정상 방향으로 되어 있고 어떤 노선은 반대방향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새롭게 단장한 버스정류장을 다시 한 번 봤습니다.
이 버스 정류장 하나에만 208만원어치의 사업비를 사용했다고 자랑스럽게 적혀 있고, 자동으로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모니터도 보이더군요.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 할머니에게는 저기 보이는 이백여만원짜리 모니터보다 제대로 적혀 있는 만원짜리 안내판이 더 큰 도움이 된다고요.만약에 용인시에서 일부러 저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면 아마 복지 차원의 노인 분들을 위한 '치매예방 두뇌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용인에 갈일이 간혹 있어서 한달에 한두번 정도 갑니다. 정류장 마다 안내표지판을 보게 되는데요. 제대로 되어 있는 곳이 없습니다. 기사 내용처럼 반대로 표시되어 있는 정류장도 있고요. 글자가 작아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노인 분들 같은 경우는 보려면 가까히 가서 봐야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