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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오니토'(오염 물질을 포함한 진흙) 시료 채취인데 한국수자원공사는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이 왔을 때 다르게 '대우'했다. 지난달 28일과 31일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다른 상황'을 두고,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참으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가 나왔다는 사실은 환경단체에서 발견해 지난달 22일 <오마이뉴스>에서 처음으로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오니토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였는데, 홍희덕(민주노동당)·유원일(창조한국당) 의원은 28일, 정세균 대표(민주당)는 의원 10여 명과 함께 31일 각각 현장을 찾았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1월 28일 4대강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에서 오니토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와 시공업체 관계자들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에서 공사장 쪽에 일렬로 서 있는 사람은 시공업체 관계자들이고, 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과 보좌관, 시민단체 관계자, 취재진이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1월 28일 4대강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에서 오니토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와 시공업체 관계자들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에서 공사장 쪽에 일렬로 서 있는 사람은 시공업체 관계자들이고, 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과 보좌관, 시민단체 관계자, 취재진이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 윤성효
 

 31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월 31일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당시 국회의원 10여명과 보좌진,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까지 일렬로 서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취재진은 이미 오니토 현장에 들어가 정세균 대표 일행이 걸어오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31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월 31일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당시 국회의원 10여명과 보좌진,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관계자들까지 일렬로 서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취재진은 이미 오니토 현장에 들어가 정세균 대표 일행이 걸어오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 윤성효

 

홍·유 의원과 정세균 대표 모두 오니토 시료 채취가 목적이었다. 그런데 홍·유 의원은 시료채취를 못했고, 정 대표는 오니토 시료뿐만 아니라 침출수 시료까지 채취했다.

 

홍·유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업체 관계자들에 막혀 오니토 현장에 접근조차 못했다. 당시 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나와 국회의원 일행과 취재진의 출입을 막았다.

 

이런 가운데 유원일 의원은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함안보건설단장과 시공사인 GS건설 협력업체 양아무개 차장의 뺨을 때렸다. 이후 김 단장과 양 차장은 창녕경찰서에 유 의원을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유 의원도 입술이 터졌다고 주장하면서 의정 활동을 막은 것에 대해 업무방해로 문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민주당이 왔을 때 특별한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취재진에 대해 신청을 받은 뒤 '보도'라고 새겨진 비표를 나누어주었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 취재진들은 안전모자를 쓰고 현장으로 들어갔다.

 

전체 인원을 볼 때, 28일보다 31일이 더 많았다. 민주당이 오니토 시료를 채취할 때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들어갔다. 홍․유 의원이 오니토 침출수 시료를 채취할 요량으로 용기를 들고 있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처음에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물을 담을 용기를 들고 가자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마창진환경연합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것이냐"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월 31일 함안보 공사장을 찾아 오니토가 나온 현장에서 시료 채취를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함안보건설단장(오른쪽)은 정세균 대표 일행을 안내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는 정 대표가 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덮어 놓았던 망을 칼로 잘라 내기도 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월 31일 함안보 공사장을 찾아 오니토가 나온 현장에서 시료 채취를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함안보건설단장(오른쪽)은 정세균 대표 일행을 안내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는 정 대표가 시료를 채취할 수 있도록 덮어 놓았던 망을 칼로 잘라 내기도 했다. ⓒ 윤성효

마창진환경연합은 28일과 31일 벌어진 '다른 상황'과 관련해, 1일 낸 자료를 통해 "제1야당만 대우하는 '수자원공사' 참으로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홍․유 의원이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을 때 한국수자원공사의 태도에 대해, 이 단체는 "상당히 뻣뻣했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를 포함해 8명으로 정해놓고 취재진들을 막아선 것"이라며 "분명코 그날 국회의원을 포함해서 8명만 현장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인원들은 현장 부근의 천막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취재 기자들이었다. 다 합쳐서 30여 명 조금 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런데 현장에 들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현장 직원들을 동원해서 몸으로 바리게이트를 치고 막아선 것이다. 결국 이날 몸싸움까지 일어나며 시료채취는 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고 덧붙였다.

 

마창진환경연합은 "민주당이 현장을 찾았을 때, 수자원공사의 자세는 현저히 달랐다. 너무나 형식적인 출입통제를 하고 있었다"면서 "정말이지 기가 찰 노릇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 의원이 현장을 조사하겠다고 했을 때는 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더니, 민주당 의원과 관계자들에게는 '논스톱 스비스'로 안내했고, 그것도 모자라 경찰들은 안내라는 이름표를 달고 현장을 지휘하며 맹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31일은 28일보다 인원은 두 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수자원공사는 몸으로 막지 않았다. 현장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아서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말하던 수자원공사의 책임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면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참으로 어이없고 더러운 세상"이라고 밝혔다.

 

마창진환경연합은 "28일과 31일은 수자원공사의 이중성이 그대로 보여준 날이었다."면서 "소수정당 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철저히 무시하며 몸으로 국회의원을 현장 활동을 가로막아 결국 치졸한 폭행시비까지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28일 상황 거울삼아 31일에 체계적 준비"

 

한국수자원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홍희덕, 유원일 의원이 현장조사에 나섰을 때는 사실상 구체적인 대응 계획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31일에는 혹시 불상사가 있을까 봐서 취재 안내와 비표를 나눠주면서 준비를 다르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자원공사에서 사실 이런 기회가 많지 않기에 28일에는 준비를 못했던 것이다. 현장에서 우발적인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도 있다 보니, 28일 일을 거울삼아서 체계적으로 해야겠다고 해서 늦게까지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홍희덕․유원일 의원의 시료 채취 방법에 대해 협의를 했는데, 서로 약속했던 부분이 지켜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고, 우발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면서 "의도적으로 차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상황이 우발적으로 나타나고 나타나지 않았던 차이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일행이 1월 31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 시료를 채취한 뒤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함안보건설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일행이 1월 31일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 시료를 채취한 뒤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함안보건설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 나오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정비사업#낙동강#함안보#민주당#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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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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