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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선거철을 맞이하여 분주하다. 우리의 경우 6.2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고, 우크라이나공화국은 이번 주 일요일(7일)에 대통령을 뽑는 2차 결선 투표가 예정되어있다.

 

각종 선거의 빈도수는 연방제와 양원제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가 그렇지 않은 국가에 비해 더 잦은 선거를 치르는 경향이 있다. 연방 및 양원제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도 잦은 선거를 치르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특히, 소련의 전권(全權)을 모두 승계한 러시아는 두 시스템 모두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잦은 선거를 치르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혁명(革命)이라고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축제(祝祭)라고 부른다. 선거를 혁명으로 표현하는 데에는 정권을 또는 국가정책 노선을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사회주의체제에서 선거는 전자와는 달리 선택보다는 참여(參與)에 의미가 있다.

 

정해진 기간에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후보자들로 하여금 고도의 집중력과 절제력을 필요로 한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유권자들을 만나다보면 본의 아닌 실수를 범게 된다. 전 국민들이 집중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기간 중에 후보자들의 각종 실수는 후보자에 대한 신뢰는 물론 당락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수는 대부분 후보자들의 말실수에서 발생하며, 범위가 국민들의 감정과 정서를 뒤흔들거나 특정 유권자 층을 겨냥한 것이라면 그 여파는 회복이 불가능 할 때도 있다. 실례로 2004년 4월 국회의원 선거기간 중 열린우리당 당의장이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소위 '노인폄하' 발언은 진위 여부를 떠나 정치인 정동영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었다.

 

빅토르 이누코비치 우크라이나대통령 후보. 후보
빅토르 이누코비치 우크라이나대통령 후보.후보 ⓒ 권현종

후보자들의 말실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게다가 우리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최근 구소연방에서 분리 독립되어 민주 주권국가로 성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공화국에서도 말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빅토르 이누코비치(V.Yanukovich)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있다.

 

이누코비치는 지난 1월 17일 1차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2차 결선 투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바 있다. 최근 그는 한 유세장에서 말실수를 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빅토르 이누코비치 지역당(黨) 대통령 후보는 리보프시(市)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여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최고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 genocide)'들 입니다"라고 말했다.

 

모 포털사이트는 지역당 빅토르 이누코비치 대통령 후보의 말을 인용해 "여기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제노사이드들이 모인 자리입니다!"라고 풀어 해석하였다.

 

후보자의 말실수를 정정하기 위해 이누코비치 후보 보좌관은 "제노사이드가 아니고, 유전자 풀(유전자 총체, gene pool)"이라고 정정하여 주었다.

 

보좌관의 말을 이어 이누코비치는 "네, 그리고 유전자 풀도 마찬가지고요"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유권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이누코비치도 무안한지 웃음을 지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참고로, 러시아어로 제노사이드의 genochit와 유전자 풀의 genofond 의 앞부분의 철자는 같아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번 기업인들과의 만남은 비밀리에 만들어 진 자리라는 것이 뒤 늦게 밝혀지면서 이누코비치 선거캠프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의 말실수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며칠 전 "심페로폴-지역"간을 이어 생방송으로 진행된 TV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A.P.Chekhov, 1860~1904년)를, 우크라이나의 대문호"로 착각하여 부른 것이 화근이 된 바 있었다.

 

또 이누코비치 후보는 2010년 1월14일 우크라이나 하리코프주(州)에 있는 발라클레야(balakleya)시(市)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라클레야를 크림반도에 있는 발라클라바(balaklaba)시로 혼돈해 부른 것이 화근이 되어 후보자의 자질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는 2차 결선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누코비치 후보와 2위였던 티모센코(49세) 후보가 2월7일 진검승부를 가리게 된다. 티모센코 후보는 섹시한 몸매와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남성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 선거 등 크고 작은 선거와 상관없이 선거는 정해진 기간 내에 바쁜 일정들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말 실수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후보자들의 잦은 말실수는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기자들의 집요한 인터뷰 종용에 의해 저질러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선거전문가들은 후보자들의 말실수를 최소화시켜 승리하는 선거캠프를 꾸리기 위해서는 첫째로 보좌진(선거캠프운동원)들은 후보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 및 분석하여 양질의 자료를 후보자에게 숙지시킨다. 둘째로 후보자와 보좌진간의 잦은 미팅을 통해 후보자들의 취약한 분야를 빨리 보완시킨다. 셋째로 후보자가 방문할 방문지의 연혁 사항 등을 사전에 숙지시키고, 앞으로 만날 유권자들에 대한 정치성향 등을 사전에 파악하여 후보자들에게 숙지시킴으로써 후보자들의 잦은 말실수를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끝으로, 후보자들 또는 예비후보자들은 이제까지의 후보자들의 말실수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말실수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후보자들 스스로가 자중 자제하는 인내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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