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였던 김진숙(50)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단식 24일 만에 병원에 후송되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한진중공업지회는 김 지도위원이 5일 오후 1시30분경 단식을 풀고 응급차량으로 병원에 후송되었다고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부산시 사하구 당리동 'OK!오병원'에 입원했다.
김 지도위원은 오랜 단식으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황이며,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지난 2일 김 지도위원을 진료했던 의사는 백혈구가 정상인의 절반 정도라며 더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의사는 "김 지도위원은 간이 많이 손상되고, 심장도 오그라들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오랜 단식으로 김 지도위원의 건강 상태가 위험하다고 알려지자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천막농성장 앞에서 단식을 풀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4일 에는 조합원 70명, 5일 오전에는 조합원 150여 명이 천막 앞에 몰려가 "살아서 투쟁하자. 우리가 투쟁하겠다"며 단식을 풀 것을 호소했다.
5일 한진중공업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집회 뒤 김진숙 지도위원의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후 금속노조 지회 김상욱 수석부지회장과 최우영 사무장이 천막을 방문해 단식을 풀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진숙 지도위원은 일단 단식을 풀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겠다"면서 천막을 치우지 말 것을 요청했다.
여성 용접공으로 한진중공업에 입사했던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어용노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뿌렸다는 이유로 해고된 뒤 계속해서 복직 투쟁을 벌여 왔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11월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당시 해고는 부당하다"는 요지의 결정과 함께 '복직' 권고를 받았다. 김 지도위원은 2007년, 지난 20여 년 동안의 삶과 투쟁을 정리한 책 <소금꽃나무>를 펴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말 생산·관리직을 30%가량(750여 명)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미 350명이 명예퇴직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지난 2일 부산지방노동청에 352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선고서'를 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3일 파업에 들어갔고, 5일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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