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으로 접어들어가는 우크라이나 대선투표 결과 지역당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7일 유권자 투표율 66.76 %를 기록한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 대부분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출구조사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은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는 대선 전날부터 선거운동과 관계된 일체의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선거일 전날은 '침묵의 날'로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는 선거 당일에도 각종 선거홍보를 멈추지 않았다.
더구나 율리아 티모셴코(49· 현 총리) 진영은 각종 부정선거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11월과 12월에 있었던 '오렌지혁명'이 재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티모셴코측이 부정선거로 지목한 유형을 보면 미니 버스를 이용해 돈을 주고 투표자들을 실어나른 사례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부정선거 운동이다. 대선 10일 전 두 후보의 직접 토론에 참여하지 않은 야누코비치의 선거운동은 선거 당일까지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를 우크라이나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양측은 대선이 임박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미 빅토르 야누코비치측은 선거일 며칠 전부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텐트를 치고 진영을 갖추었다. 당선이 되면 축제로 이어질 일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규모 충돌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대선 당일에는 완장을 찬 야누코비치 진영의 청년 지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는 선거 전부터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왔고 부정선거 돌파가 자신의 대선 승리의 변수라는 말를 수차례 해왔다.
그러나 만일 티모셴코가 이번 대선에서 떨어진다면 그의 실패는 우크라이나 현실 정치인들, 특히 현 대통령과 그녀를 포함한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순 없을 듯하다.
티모셴코의 또 하나 실패 요인은 1차 투표결과에서 급부상한 3위 후보 티기쁘꼬의 공개 지지선언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다. 사실 총리직을 제안하며 그녀는 끊임없이 티기쁘꼬 후보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차기를 염두에 둔 티기쁘꼬는 어정쩡한 태도로 대선 당일까지 중립을 견지했다.
누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든 팽팽한 대선결과는 그만큼 분열된 국민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택이 동서로 갈라진 우크라이나를 통합하여 나갈 것인지 아니면 많은 이들이 예상한 대로 러시아의 품으로 급속히 안길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선은 세계사적으로도 의미를 찾아볼 점이 있는데 이번 대선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려는 우크라이나 국민 일반의 정서도 있었다. 대부분은 나토(NATO)가입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국민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반적으로 표출하는 감정이었다. 마치 영어로 SO(러시아어 NO)를 러시아어로 NO(영어로 SO)라 말하는 것만큼이나 큰 의식의 편차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해피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