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댓글게시판 지역비하 및 지역감정 유발 현상
인터넷에서 일반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창구 중 하나는 포털 뉴스의 댓글게시판입니다.
인터넷은 특성상 클릭을 한번이라도 더 하게 되면 '귀찮음'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포털 뉴스홈이 일반 누리꾼들로서는 각각의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는 것보다 효율적입니다. 포털 뉴스의 댓글게시판에 많은 의견들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댓글을 일반적인 나열식 시스템이 아니라 게시판 형식으로 운영하는 네이버의 댓글게시판은 많은 의견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누리꾼들이 더더욱 편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면 반드시 어딘가에는 부작용이나 역반응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댓글게시판에서 지역 비하와 지역감정 유발 발언을 하는 누리꾼의 존재입니다.
이런 문제의 글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와 있습니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지지집단에 따라 포털사이트에서의 결집이 보편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예컨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특정 포털 댓글게시판을 장악(?)하고 있다고까지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각 포털사이트 댓글 토론방은 뚜렷한 주제도 의미도 없는 지역비하 및 지역감정적인 토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한 유명 포털 사이트의 지역감정 유발 토론 글입니다.
지역감정 유발 댓글, 맞대응도 '지역감정 유발'
이와 같은 문제있는 댓글은 정치와 스포츠 기사 댓글게시판에서 집중적으로 눈에 띕니다. 지역감정에 따른 정치적 갈등은 언제나 극복되지 않던 문제였습니다. 프로 스포츠는 대개 특정지역에 연고를 두면서 운영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지역감정을 대변하는 경우도 많아 이런 댓글이 스포츠 기사 댓글에서 자주 눈에 띄게 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예시로 든 댓글은 특정인 1명이 집중적으로 유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복사해 다른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 작성해놓는 경우도 많으며, 지역 비하 댓글의 대부분은 많은 조회수와 추천수를 보장받아 '낚시'를 즐기는 누리꾼들에게 매력적인 소재가 되곤 합니다.
이렇듯, 지역비하 댓글이 유행하면서 경우에 따라 다른 지역비하 댓글로 맞대응하는 누리꾼들도 있습니다. 전라도 출신을 '전라디언'으로 비하하듯이 경상도 출신인 사람 내지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사람에게 '흉노족(흉노족이 한반도에 건너와 신라계 왕실을 이뤘다는 학설로부터 비롯되는 비하적 명칭)'이라고 비하하거나 경상도 출신 범죄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곤 합니다.
이런 누리꾼들이 나타나는 것 자체는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현상이며, 포털사이트 관리자들은 이런 댓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해결 대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현실 정치의 지역분할 구도가 여전한 가운데, 포털사이트에서의 지역감정 조장이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남기는 누리꾼도 존재하지만, 지역감정 조장글에는 늘 많은 추천수와 댓글이 보장되고 있기에 날마다 지역감정 조장글을 남기며 '재미'를 느끼는 누리꾼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적보다는 똑같이 맞대응하는 누리꾼들의 존재도 만만치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공개적으로 고민하고 토론할 때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지만, 이제는 모두의 고민과 토론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언론인권센터에서는 앞으로 사이버 공간상에서 제기되는 여러 트랜드에 대해서 소개하고 문제점과 원인 진단을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또 다른 가십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각자의 책임과 의무에 맞는 올바른 정보사회문화 트랜드를 정립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정치적 혹은 권력에 따른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표현의 자유는 모두가 책임과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점도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의 지혜가 필요한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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