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경운동연합은 2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금강정비사업 현장감시활동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동장군의 위세가 꺾이지 않은 2월 10일과 2월 24일 감시활동을 위해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다. 이번에 찾은 현장은 충남 연기군 합강리와 금남보 예정지, 금강보, 부여보 예정지를 다녀왔다.
태산을 만들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본 공사가 진행된 합강리에는 사람들과 포크레인이 저수로(물이 흐르는 지역)까지 내려와서 준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준설된 흙은 합강리 옆 농경지에 쌓여가고 그 양도 어마어마하여 벌써 낮은 산이 되어 있었다. 산을 만드는 일이 이렇게 쉬운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이 기세라면 태산도 곧 쌓을 수 있을 듯 했다. 모래 속에 살고 있던 수많은 저서생물들은 씨가 말라가는 것을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은 알고 있을지!!
빼앗긴 강에도 봄은 오고중장비에 자신의 터전을 빼앗긴 강과 강의 생명들에게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있었다. 버드나무의 물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연두색을 띠고 있었고, 꽃눈이 생기면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이 오른 버드나무는 버들피리 연주를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오동나무의 연노랑 꽃봉오리는 지난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 속도 물고기들도 봄을 준비하며 암수간의 애정을 과시하고 있었다. 겨울철 금강을 찾은 수많은 철새들도 북으로 함께 떠날 짝을 찾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서로 애정을 확인하는 개똥지빠귀는 서로 물을 먹으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많은 먹이를 채식하여 몸을 불리는 철새들은 지금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왜냐 하면 수천km를 비행하는 철새들에게 충분한 에너지를 몸에 축척하지 않으면 이동 중에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강리는 금강이 공급해주는 영양분 덕에 겨울철새에게 충분한 먹이를 제공해주고 있다.
봄은 오지만...봄은 오지만 많은 생명들은 갈 곳을 찾아 떠나야 할 걱정을 해야 한다. 기초공사만 진행하고 있는 현재와는 다른 공사가 3월부터 시작된다. 3월부터는 금강 전체에 본 공사가 시작되고 지금보다 훨씬 강도 높은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자연하천 구간은 온통 공사판이 될 예정이다. 올해 10월까지 공정의 60%를 끝낸다는 정부 방침이 변하지 않는 한 강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될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서식기간에는 공사를 지양하고 희귀 동물서식처는 대체서식처를 마련한다고 되어 있지만 공사기간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4대강 정비사업의 공사방식으로는 동물들 보호는 묘연해 보인다. 벌써 금강 합강리의 본류를 잠식해온 포크레인 덕에 새들은 합강리를 떠나고 있다. 실제로 수천마리 기러기들은 합강리에서 조금 이동한 대평뜰로 대피해 있고, 황오리 역시 장남평야 일대로 대피하고 금강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행정도시 예정지의 장남평야와 대평뜰의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서 대피가 가능하지만 이마저 본격 공사가 진행되면 새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보인다. 벌써 공주에서는 물고기떼죽음 사고가 1월에 발생했다. 금강유역환경청과 토지공사는 금강정비사업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 말에 수긍하기 힘들다.
공주보 아래부터 부여보의 아름다운 모래톱과 하중도는 벌써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다. 아름다운 백사장들이 준설되면서, 하천변에는 새로운 모래산이 생기고 있다. 하천내와 하천변 모두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본 공사가 진행되기도 전부터 이런 생물사고가 발생하는 것만으로도 금강정비사업이 본격화된 이후 금강의 모슴을 미루어 집작할 수 있다. 기본적인 사항마저 지켜지고 있지 않은 금강정비사업의 미래에 녹색의 모습은 없다.
I dont care(난 몰라라-난 상관없어) 정권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MB 정부를
I dont care 정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민과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자기랑 상관없는 일로 치부한다고 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서식처나 동물보호도 진행하지 못하는 금강정비사업을 녹색성장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포장해서 강행하는 MB정권에 브레이크는 없다. 누가 뭐라 하든 상관 없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 할 것 같다. 많은 생명을 위해서....금강을 위해서...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기본 서식처나 동물들 보호를 위해서라도 금강지역의 꾸준한 현장감시 활동이다. 현장에서 금강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현장감시활동이다. 이런 감시의 눈길이 사라진다면 금강은 비단강에서 나이롱강 아니 걸레강이 될 것이다.
걸레강을 만들지 않기 위해 매주 금강을 찾아 기록하고 널리 알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