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 뉴스가 집중되면서 태어난 '포털 위성 언론'
누리꾼의 입장에서, 언론사 사이트를 각각 방문해 기사를 읽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포털 뉴스홈에 누리꾼들이 집중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당파성에 따라 편집과 논조가 각각 다른 언론사와는 달리 포털은 이념이나 당파성과 관계없이 종합적으로 운영되는 곳인만큼 많은 누리꾼들이 붐비는 시장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서는 격론이 벌어지기도 하며,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이유입니다.
인터넷은 수많은 정보가 집중된 공간인만큼 그 많은 정보를 모두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 그리고 보다 더 눈길을 끄는 정보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뉴스에서 그런 분야를 찾는다면 격론이 늘 벌어지는 정치, 아니면 스포츠와 연예일 것입니다. 포털 뉴스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털 뉴스홈에 많은 누리꾼들이 모이면서 언제서부턴가 포털 뉴스홈에 연예와 스포츠 기사 중심으로 대량의 기사를 쏟아내는 것을 주업으로 삼는 인터넷언론이 생겼습니다. 특히나 네이버 뉴스캐스트 이후 모 스포츠연예전문 인터넷언론은 랭키닷컴 선정 종합인터넷신문 분야 방문자수 1위 자리를 굳힌 지 오래입니다.
포털의 이중 미디어 전략
문제는 저런 언론들이 저질 기사를 양산해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TV 화면을 캡쳐해놓고는 TV 내용을 그대로 나열해 '리뷰 기사'인 양 포털에 전송한 기사, 연예기획사 등에서 배포하는 연예인 홍보 목적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포털로 전송하는 식의 기사를 마구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언론들을 과연 '인터넷 저널리즘'의 사례로 봐야 할지, 사례로 봐야 한다면 어떤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이런 언론들을 '포털 위성 언론'이라고도 합니다. 포털에 질과 상관없이 양과 속도에 치중한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면서 이름을 알리고, 네이버 뉴스캐스트 등을 통해 방문자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하는 언론들이기 때문에 나오는 비하적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언론들은 서로 포털에 더 빨리, 더 많이 기사를 보내기 위해 그것에만 몰두하면서 오타나 수준낮은 제목 낚시 등에 몰두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운영을 주로 하는 언론이 포털을 통해 사세 확장에 성공했고 포털에서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연예 스포츠 분야에서는 치밀한 분석형 기사나 날카로운 비판형 기사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포털이 구사한 미디어 전략이 흥미롭습니다. 속보성 기사를 취급하는 데에 있어서는 '포털 위성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영화계와 스포츠계에서 현업 언론 관계자들 중 전문성으로 인정받거나 검증된 이들을 '네이버 블로거' 형식으로 영입해 많은 원고료를 제공하며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포털과 포털 위성 언론, 인터넷미디어의 구조가 돼선 안돼
'포털 위성 언론'이 인터넷미디어의 주류로 자리잡게 될 경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뒤따릅니다. 포털과 '포털 위성 언론'의 보이지 않는 상하 관계가 인터넷미디어의 구조로 자리잡을 것이며, 더욱 포괄적으로 돌아본다면 결과적으로 포털의 대 미디어 영향력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문제는 새삼스럽게 새로 제기할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포털을 이용하는 많은 누리꾼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대처할 수단이 없다는 생각에 '그러려니'로 단념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불거진 선정적 낚시 기사의 문제와도 맞물려 인터넷미디어 자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제기와 함께 많은 이의 고민을 모아갈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인권센터 인터넷미디어위원회는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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