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10' 학술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 국가와 세계의 진정한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과감하게 그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출범 2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평소 MB 정부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온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25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게 프루스트의 시에 나오는 것에 관한 언급이 아니라면 그게 세종시를 기어이 (수정)하겠다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꼬집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한 진씨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 이분은 거의 자기 개인적 로망에 도취해 막가는 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진씨는 "대통령 본인이야 그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차기 대통령들이 계속 그럴 수가 있다. 국가적으로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까지 마련한 사안을 뒤엎는 거다"라며 "그런 식으로 하게 되면 국가정책이란 게 존재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청와대가 MB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홍보성 논평을 내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는 "자기들이 한 짓에 대한 평가는 남들한테 좀 맡겼으면 좋겠다. 지금 자기가 자기를 찬양하는 유치한 짓을 하고 있는 건데 그거야말로 30여 년 전 박정희 시절의 문화라고 본다"고 쓴 소리를 했다.
한편 집권주도세력에 의한 친박계 정치사찰 논란에 대해서도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치사찰을 했다는 의혹은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 경험을 말하자면 저 같은 사람도 지방에 내려가서 현대미술 강연하는데 그 자리에 정보과인지 보안과인지 형사들이 찾아온다. 이 형사들이 피카소나 앤디 워홀이 궁금해서 찾아왔겠나?"라며 "이것만 봐도 충분히 그런 짓 하고도 남을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집권여당에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히고 있는 것 아니냐? 정책에 관한 사안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나중에 공천권이라든지 대권이라든지 이것에 대한 이권싸움이기 때문에 양보가 안 되는 거다"라고 여당 내분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가 자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면 분당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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