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B정권 2년 평가, 조중동 'MB어천가'
<조선> "경제성과, 정부․국민 모두 자부심 느낄 만"
<중앙> "MB, 국민을 실망 속에 남겨두지는 않았다"
<동아> "좌파정권 10년에 왜곡된 국가 정체성 바로잡는 노력 게을리 말아야"
<한겨레> "민주주의 토대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생생히 보여준 기간"
<경향> "사실상 모든 수치가 양극화 심화"
25일 이명박 정부 출범 2주년이 됐다.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이 후퇴하고, 국회와 사법부의 독립성은 무시되었고,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처참히 짓밟혔다. '부자감세'와 '세종시 수정' 등으로 사회갈등은 더욱 더 심화되었으며, 가계 부채와 국가 부채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은 위기를 맞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과제도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그러나 조중동은 사설을 통해 노골적으로 이 대통령의 '2년 성과'를 두둔하면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대통령 임기 3년차 이제 우선순위 정해야 한다>(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가운데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나라는 한국․호주․폴란드 3개 뿐",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서울로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국민 모두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들"이라고 이 대통령의 '경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또 "전(前) 정권에서 흔들렸던 한․미 동맹은 이제 든든한 궤도에 다시 올라섰다", "위기로 치달았던 안보 상황도 최근 들어 잠잠해졌다"며 외교분야에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대통령 지지도가 작년 후반기부터 40%대 중반에 올라섰다며 취임 1주년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한 뒤 "1년 전보다 훨씬 안정된 상태에서 임기 3년차를 맞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설은 "5년 단임(單任) 대통령제에서 임기 3년차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의 갈림길"이라면서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세종시 문제를 비롯한 각종 정치 현안들을 원활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국민은 왜 10년 만에 보수 세력에게 다시 집권의 기회를 주었고, 국민의 그런 뜻을 받들려면 일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라"면서 "지금부터 꼭 해야 할 일과 앞으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리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주문했다.
<멀리서 내달리고 가까이서 주춤거린 MB>(중앙, 24일 사설)
중앙일보는 앞서 24일 사설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시대적 과제로 "진보정권 10년 동안 흐트러졌던 국가 정체성과 법․원칙 질서를 바로잡는 것"과 "강건한 경제를 구축하고 사회․복지․교육 등에서 선진화 초석을 놓는 일"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어 사설은 이명박 정부 2년 성과를 열거했다. '국가 바로잡기'에서 적잖은 시행착오를 거듭해 실점했지만 "MB는 국민을 실망 속에 남겨두지는 않았다"면서 △당정의 전열을 정비하고 정권의 복원력을 가동시켰다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MB는 일하는 대통령의 특장을 보여주었다고 치켜세웠다. 또 "MB정권은 시대과제에서 성취를 기록해 나가기 시작했다"며 △쌍용차 사태와 철도파업 등 각종 불법행위를 원칙으로 처리하면서 법과 질서를 확립해나갔다 △원칙적인 대북정책도 일단 궤도에 올랐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정국과 미디어법 파동 등을 통해 반대세력이 정권을 시험했지만 "정권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정부의 주도와 민간의 노력으로 한국은 선도적으로 경제위기를 탈출하고 있다 △한국은 G20 의장국이 되었고 4000억 달러 원전수주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거듭 띄웠다.
한편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질책은 '박근혜 끌어안기에 실패했다'는 정도에 그쳤다. 사설은 "MB는 멀리서 성공했고 가까이서 실패했다"며 "MB는 정권 내부의 단합을 통해 동력을 극대화했어야 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지 못한 점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 골이 없었더라면 쇠고기 촛불 사태 때 MB가 그렇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았을 것", "세종시 수정이 이렇게 벼랑 끝에 몰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설은 "(3년차가 시작되는) MB 앞에는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다"면서 "MB는 바깥의 도전에 응전하기 위해 내부의 단합을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MB정부 '남은 3년' 과제도 소통과 경제 살리기>(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각계 전문가들에 의뢰해 이명박 정부 2년 성적을 평가한 결과 "경제 노동 외교안보 법치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정치 교육 복지 분야의 점수는 낮았다"면서 지난 2년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잘 대처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외교적 성과를 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3년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분야는 역시 경제"라며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선결 요건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녹색산업과 서비스산업에서 신(新)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다 △노동현장에서 법과 원칙을 확립하는 일도 중요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꾸준히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정부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 및 국민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지역 이념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그런 것들이 주요 정책 추진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소통의 강화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사설은 "교육개혁의 첫 번째 목표는 공교육 정상화"라며 "사교육비 부담 경감에 집착한 나머지 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소홀히 하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라며 경쟁과 수월성 교육이라는 'MB식 교육의 방향을 분명히 하라'는 주장을 폈다.
나아가 "지난 좌파정권 10년에 걸쳐 왜곡된 국가 정체성을 바로잡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며 전 정권을 "좌파"로 몰고 "북핵 폐기와 북한의 '정상국가화' 유도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 "국가와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는 안보와 경제외교를 더욱 탄탄히 다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이명박 정부 2년이 '민주주의 후퇴'를 가져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판적 평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의 겸허한 성찰을 기대한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이 대통령 취임 두 해가 "피부로 느끼는 세월의 부피는 그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며 "그만큼 하루도 마음 편한 날 없었고, 소용돌이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이명박 정부가 지난 2년간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엉뚱하게도 과거 지우기"였다면서 "이런 노력은 오히려 더 먼 과거로의 퇴행을 불러왔다", "지난 2년은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의 토대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생생히 보여준 기간"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사회통합과 갈등 해소는 이명박 정부 앞에 놓인 중요한 시대적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면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판단한 쪽에 대한 철저한 배제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앞에서 화합과 소통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남북관계 역시 대결과 대화 노선이 혼재한 채 좌충우돌하면서 방향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나름대로 무난하게 넘은 것은 평가할 대목"이라면서도 '고용없는 성장이 심화되면서 일자리 부족', '경기부양책 등에 의존한 경제위기 탈출의 부작용' 등을 우려하면서 "결국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지적한 민주주의 위기, 민생위기, 남북관계 위기 등 3대 위기는 고스란히 현 정부의 2년 성적표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앞으로 남은 기간은 그동안의 잘못을 만회하고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며 "그 출발점은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돼온 오만과 독선, 아집과 편협, 자기도취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서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우리 사회가 극도로 오른쪽으로 치우쳤다며, 적절한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새 인사의 단행을 촉구했다.
<우편향 사회, 사람이 문제다>(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우파인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사회통합을 위해 좌파를 기용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사회의 통합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갈등요인은 계층갈등'이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명박 정부 2년간 비정규직은 15만명이 늘었고, 실질가계소득은 지난해 마이너스 3.3%로 떨어졌다", "지난 해 1․4분기 가계소득 상․하위 10%의 소득격차는 10.67배로 사상 최대"라고 지적하며 "사실상 모든 수치가 양극화의 심화를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계층갈등을 줄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극도로 오른쪽으로 치우친 이념좌표와 정책을 중도 쪽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계층갈등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절한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파격적 인사부터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 <한겨레>, 교과부 선거개입 의혹 보도
"야당 무상급식 공약에 '선제대응 방안' 마련"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한나라당에 야당의 무상급식 공약에 대한 선제대응 문건을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한겨레신문은 단독 입수한 이 문건의 내용을 1면에서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교과부에서 급식정책을 담당하는 박아무개 과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보좌관 간담회에 참석해,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등 범야권 교육감 및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추진하는 무상급식에 대해 논의하면서 '학교급식 정책 및 현안사항'이라는 문건을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무상급식을 공개적으로 반대할 경우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대다수 국민(유권자)의 부정적 여론 형성이 예상되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야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지지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호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체적 대응방안으로 "2012년까지 정부의 급식비 지원 확대계획을 선제적으로 언론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며 특히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경남 도교육청 사례를 거론하며 특별교부금 등 재정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의 검토를 제시했다고 한다.
교과부가 여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발벗고 나선 것이다.
<교과부가 '선거대책' 주문>(한겨레, 1면)
<교과부, 한나라당 선거대책반으로 나섰나>(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 기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교과부의 행위는 무상급식 공약을 내건 후보자들의 당선을 막기 위한 것으로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김선희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사무처장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공직선거법 9조는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에서는 관련 내용과 함께 앞서 이달 초에 교과부 고위층이 수도권 지역 교육감 출마 예상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전하며 "도를 넘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장이 참석해 과 이름으로 작성한 문건을 제출한 것만으로도 관권선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야권의 공세에 맞서는데 교과부가 앞장서고 있음을 실토한 것", "한나라당의 선거대책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과부가 그동안 교사의 시국선언과 관련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배했다며 형사고발과 징계를 재촉했다고 언급한 뒤 "그런 교과부가 특정 정당의 지지자․조언자로 나서 선거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교과부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돈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무상급식을 쟁점화한 김상곤 교육감을 검찰에 고발하고 경기도 교육청에 대한 무리한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것도 김 교육감의 재출마를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교과부 관리가 여당 지지 교육감 후보 물색 작업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설은 "교육 관련 사안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교과부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의 조처를 위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