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6월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장관은 8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큰 경남, 행복한 경남을 만들겠다"며 도지사 선거 출마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지자 30여 명이 나와 지켜봤으며, 경남 출신 현역 국회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는데, 다른 일정을 이유로 많은 질문을 받지는 못했다.
이 전 장관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자 경남도청 간부 공무원 몇 명이 복도에 있다가 인사하기도 했으며, 일부 간부 공무원들은 현관까지 나오기도 했다.
출마선언문에서 이 전 장관은 "현장 중심의 민생경제를 제일 먼저 챙길 것"이라며 "일자리를 만들고, 소외계층과 약자를 기꺼이 가서 보듬어 모시는 복지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속의 더 큰 경남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면서 "경남이 세계 주요 도시와 경쟁하도록 하겠다, 혁신도시(토지주택공사)를 경남에 유치하는데 발 벗고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역민들의 도정 참여를 확대하겠다"면서 "통합시(창원시)가 세계적 명품도시의 시범모델이 되도록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7개 다른 시·군도 고르게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전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셈인데.
"각료는 지방정부의 행정과 재정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도지사에 관심이 있더라도 말을 못한다. 말을 하면 그때 그만두어야 한다. 직책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이해해 달라."
- 출마 결심하기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권유가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떠밀려 나온다는 말도 들이고 하는데?
"외부 여건과 저의 자유 의지가 일정한 시기에 결부된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날(선거 90일 전, 지난 4일) 사표를 썼다. 역대 도지사와 경남도정에 관심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으며, 연구해 왔다."
- 이전부터 국회의원들도 선거에 출마한다고 알았다는데?
"국회에 갔더니 모든 사람들이 도지사 출마하느냐, '축하한다'며 악수를 해 오더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그렇게 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 도지사 선거의 직접적인 계기는?
"김태호 지사가 계속 도정을 맡는다고 했다면 여기 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장관 자리는 굉장한 격무다. 시시각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김 지사가 불출마 선언(1월 24일)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출마에 대한 생각은 오래 전부터했는데, 아마 지난해 가을 언론에서 거론했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 행정안전부는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정부부처인데, 출마하겠다고 생각했다면 김태호 지사의 불출마 선언이 있었던 그때 이미 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렇게 보면 그렇다. 행정안전부의 선거 관련 업무는 크게 두 가지다. 주민등록 관리와 선거현안 통계를 잡는 것이다. 실제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관한 업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다. 지방행정·재정 지원을 하는데 있어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면 출마를 할 수 있고, 여당이나 야당에서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 예비후보인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이 전 장관에 대해 소신이 없다고 했는데? 경선은 하나.
"지역 원로 대선배인데 지적은 따끔하게 받아들이겠다. 선배님으로 잘 모시고, 새로운 경선의 문화를 만들어 아름답고 공정한 경선을 하겠다."
이달곤 전 장관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방호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과 경선이 불가피 해 보이고, '친박근혜계'인 천진수 전 경남도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에선 무소속 김두관 전 장관과 강병기 민주노동당 전 최고위원이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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