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시내 초등학생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고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 당내 유력주자로 꼽히지만 무상급식 때문에 적잖이 당황스런 상황에 처했다. 자신의 대표 공약에 대해 당내 우호적인 여론은 커녕 반대 목소리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홍준표 의원이 '얼치기 좌파의 공약'이라며 강한 반대를 표시한 것을 신호탄으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돌아가며 무상급식 공약을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으로 비판하고 있다.
원 의원으로서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서울시장 후보가 될 텐데, 당에서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공약을 내건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 원조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가운데 한 명으로, 최근에는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등에 자리를 내준 엄연한 3선 중진이다. 그러나 지난 12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무상급식 프레임에서 이념 논쟁을 배제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인 원 의원은 오랜만에 '남·원·정'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원 의원은 "전면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일부 부유층 자녀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다수 서민 자녀에게 혜택 주면 안된다고 양극단으로 몰고가는 것은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가는 것"이라며 "무상급식 자체를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 밥 먹는 문제를 난데없이 이념의 문제에 갖다붙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이념병 증세"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공약을 포기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디.
원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무상급식 공약에 대한 것을 당론으로 정하려는 여야를 함께 비판했다. "무상급식은 지자체와 각 지방 교육청의 관할이고 각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관건"이니만큼 중앙당에서 획일적으로 찬·반을 당론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야당을 향해서는 "무상급식 문제를 특정한 정치적 공세의 재료로 쓰려고 하는 접근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을 위한 재원을 4대강사업에서 끌어다 쓰자는 것도 서민복지가 목적인 아닌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상급식 이슈를 악용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무상급식 정면돌파... '원희룡표 뉴타운' 뭐가 다를까?원 의원은 고성장 기업 창업지원으로 4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적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해 '일자리가 어마어마한 서울'을 만들겠다는 '일·어·서 프로젝트'와 민간보육시설 업그레이드를 주 내용으로 한 '어린이와 부모가 바라는 보육' 즉 '어·부·바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원 의원은 공약으로 준비중인 주택정책과 '원희룡표 뉴타운'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윤곽을 밝혔다.
현재 서울시가 중점을 두고 있는 SH공사의 장기전세 '시프트'보다는 서민임대주택에 시의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변 시세의 70% 수준인 '시프트'에 들어갈 정도의 경제력이 있는 계층에 대해선 시장기능에 맡기고, 더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서민임대주택 보급에 시의 재원을 투입해야한다는 논리다.
원 의원은 또 재개발·재건축 정체상황을 풀기 위해 낙후 지역의 용적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적률을 높여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용적률 상향분의 절반은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서민임대주택으로 돌리겠다는 복안이다.
원 의원은 이날 용산참사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응을 비판했다. 원 의원은 "(내가 시장이었다면 오 시장과) 당연히 다르다, 나는 뒤에 숨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오 시장은 지난 1월 유족과의 협상이 타결되고 난 뒤에야 시민들 앞에 나섰는데, 시장이 전체 서울시를 대표하고 상황을 조정해야할 입장도 있었겠지만 너무 회피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꼭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점에서만 나타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부자혜택 때문에 서민 혜택 못준다? 앞뒤가 바뀐 것"
- 전교생 무상급식은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공약으로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굳어져가고 있고 당론으로 정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원 의원의 대표공약인 무상급식이 한나라당에서 고립되는 상황은 당내 경선에서 원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도 아닌가.
"서울시 초등학생에 대해 전면 무상급식을 하겠다는 게 내 소신이다. 무상급식을 의무교육의 한 부분으로써 재원이 허락되는 정도에 따라 점차적으로 확대해가자,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가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당의 문제제기는 부자 아이들에게까지 급식 지원이 가는 것은 다른 복지를 희생하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일부 일리는 있다고 본다. 프랑스나 미국처럼 학생 50%를 무상급식으로 하고 나머지는 차등 급식료를 받는 식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대다수 서민층 자녀들에게 혜택을 주는 급식안을 제시한다면, 나는 얼마든지 중간지점 혹은 선택의 폭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면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일부 부유층 자녀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다수 서민 자녀에게 혜택 주면 안된다고 양극단으로 몰고가는 것은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본다.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는 이념으로 편을 가를 문제가 아니다. 헌법과 교육기본법은 의무교육을 무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의무교육이 당연히 무상이어야한다는 원칙 때문에 급식도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 마땅하다. 무상급식 자체를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장된 얘기이고, 아이들 밥 먹는 문제를 난데 없이 이념의 문제에 갖다붙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이념병 증세다.
정말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이라면, 부자 아이들에게 혜택을 안 주고 대다수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제시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소수 부자들에게 혜택이 간다는 이유로 대다수 서민들에게 혜택을 못주겠다? 앞뒤가 바뀐 것이다. 16개 광역시도 중 재정자립도 15위인 전북은 64.4%의 학교가 의무급식을 실시하고 있고 수혜를 받는 학생도 31.7%에 달한다. 한나라당 소속 도지사가 있는 경남의 경우 도와 교육청이 재정을 절반씩 부담해 40% 이상의 학교가 무상급식을 실시중이고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의무 급식 반대를 당론화한다면 이미 실시하고 있는 지역들은 무상급식을 취소해야 하나? 의무급식 자체가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론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면, 이미 실시하고 있는 지역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서울시 초등학생이 60만명 조금 넘는데, 여기서 부유층 자녀가 얼마나 될까. 상위 10%면 6만명이고, 1%라면 6천명인데, 전교생에게 무상급식을 한다고 했을 때, (정부와 당에서) 무상급식을 받아선 안되는 부유층 자녀를 몇 명으로 보고 있는지 그 범위도 궁금하다. 나의 목표와 비전은 예산이 허락되고 사업 우선순위가 조정되면 지금 수준에서도 서울시내 초등학교 무상급식은 해야한다는 것이다."
"반대 당론 정하면 경남·전북 무상급식 취소? 심각한 자기 모순"- 한나라당과는 반대로 민주당은 전국 초·중·고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당론으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것도 지나치게 극단적인 것 아닌가. 무상급식을 획일적인 당론으로 정할 수 있는가. 무상급식은 중앙정부에서 획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아니라 지자체와 각 지방 교육청의 관할이고 각 지방의 재정자립도와 단체장의 의지가 관건이다. 전국에서 전면 실시하자는 야당의 주장과 서울시에서 가능한 예산으로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내 공약은 분명히 다르다. 야당은 무상급식 문제를 특정한 정치적 공세의 재료로 쓰려고 하는 모양인데, 이런 식의 접근은 중단돼야 하고 생산적인 논의로 전환돼야 한다. 그러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왜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았나."
- 홍준표 의원의 경우, '밥을 먹이는 게 복지가 아니다, 참고서를 사주는 것이나 대학 등록금 차등제 같이 고등교육의 문을 넓히는게 우선'이라는 주장으로 전면 무상급식 공약을 비판했다."그 주장도 일리는 있다. 준비물, 참고서, 통학비용 등이나 기숙학교를 많이 만든다든지, 서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무상급식이 아니면 악이다'라고 경직된 이념적인 접근을 하면 안된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로 급식지원을 어느 정도의 폭과 속도로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고, 부유층 자녀들에게 급식지원으로 들어가는 예산이 얼마다, 정확히 계산해서 '이 금액을 서민자녀 학습준비물에 대한 지원으로 돌리겠다'는 식으로 제시한다면 그것에 대한 선택은 국민들이 하는 것이고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이다.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실질적으로 복지가 확대된다면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다.
100% 무상급식은 선이고 나머지는 악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지만, 일부 부자 아이들에게 혜택이 가기 때문에 대다수 서민에게 급식지원을 줄 수 없다거나 최빈곤층 아이들에게 다른 지원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문제는 국민들이 선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면 된다고 본다. 그러나 가난한 학생들에게 혜택이 많이 가야한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있을 거라고 본다. 한나라당에서 무상급식을 비판하는 것에 전혀 일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주장만으로 끝나면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게 된다. 실질적인 혜택 확대를 위한 대안이 제시되면 훨씬 생산적인 토론이 될 것이다.
홍 의원은 무상의료도 얘기했는데 그렇다면 부자에게는 왜 무상의료의 혜택을 줘야하나. 실질적으로 정책이 이뤄지는 일선에선 흑과 백이 아니다. 체크무늬도 있고 줄무늬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울시 같은 경우 1900억이면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에게 집행권이 주어지면 하겠다는 것이다."
"저출산 대책과 맞물려 육아·교육비는 국가 책임으로 확대돼야"- 정두언 지방선거전략기획위원장의 경우, '부자 무상급식은 안된다, 한나라당은 서민 무상급식이다'라는 프레임이 결국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유권자들도 전면 무상급식 실시의 포퓰리즘적 측면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이다. 반론은."부자에게 가는 혜택에 초점을 맞추면 반대할 사람들이 많을 거다. 그렇다면 부자 몇 명에게 혜택이 가냐는 문제가 있다. 100% 전면 무상급식의 보편주의를 그대로 적용하다보니 부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을 부각시켰는데, 50% 무상급식에 나머지는 차등급식료를 적용한다든지 현재 급식지원을 받는 13% 이상의 여러 층위의 소득계층에 대해 급식비 지원을 어떻게 하겠다고 대안을 내면 유권자들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계속 '전면 무상급식은 부자들에게 혜택이 가기 때문에 결식아동들만 급식지원하면서 다른 형태로 서민 자녀를 지원하겠다'고 한다면, (무상급식이 실시될 경우) 당장 3~4만 원씩 급식비를 지원 받게될 학부모들은, '나는 부자도 아닌데 왜 혜택을 안 주느냐', '왜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갈 혜택을 주지 않느냐'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대다수 서민들은 혜택을 받는 쪽으로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어느 쪽일지는 예측할 수 없다."
- 그럼에도 무상급식을 교육복지의 우선순위에 놓는 이유는."전면 무상급식이 최우선이라고 보진 않는다. 일반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 부분에 있어서 급식비는 사실 작은 부분이다. 보육료, 사교육비, 대학 등록금 부담이 크고 장기적으로는 자녀들의 내집 마련 저축이나 구직할 때까지 들어야할 생활비 부담 등 시급한 문제가 많다. 초등학교 무상급식은 재원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면서 성장기 초등학생에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나는 앞으로 초등학교 급식 뿐 아니라 보육 부분을 국가 책임 지는 방향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먹는 간식, 급식 부분으로 확대되면서 저출산 문제나 전체적인 육아·교육비 부담 완화와 연결해서 여러 선택과 속도와 정책의 혼합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 급식만 끄집어 내 논쟁하는 것은 일부분의 문제를 이념화 해서 싸운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날아가는 생활부담에 기어가는 복지'...복지 행정에 역량 집중"
-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의원은 어떤 점에서 가장 다르다고 할 수 있나.
"오세훈 시장은 시장 된 뒤에 자신의 주요 관심사를 한강 르네상스나 서울 브랜드 마케팅이나 디자인 등, 다 필요한 일들이긴 하지만 서울의 모양을 꾸미는 행정에 치우쳤다고 본다. 원희룡의 철학과 정치 노선에서는 모양을 꾸미는 행정보단 골목골목 집집마다 각 가정에서 힘들어하고, 불안해 하고있는 생활밀착형 문제에 대해 예산과 정책을 훨씬 더 집중할 것이다. 생활 밀착형 내실 행정을 해야하고 시민들의 실질 소득 올려줄 수 있는 그런 복지 행정을 해야한다.
일자리, 교육과 보육, 주택문제 해결 한꺼번에 안되겠지만 거기에 모든 예산과 사업계획과 공무원의 일손을 집중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저출산 문제, 교육문제에 대해 오 시장 본인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지표들은 더 악화되고 있다. 그런 문제들에 통상적인 행정의 수준으론 '나는 생활부담에 기는 복지 행정'이랄까, 격차를 극복할 수 없고,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시민들이 가장 답답해 하는 곳에 서울시장의 관심과 예산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차별화 포인트이고, 나라면 분명히 다르게 한다."
- 아직 주택문제에 대해선 공약을 내놓지 않았는데, 지금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정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도심, 정비구역, 역세권 이런 곳은 용적률을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추가 용적률의 절반 정도는 맞춤형·도시형 임대주택 형태로, 일자리와 통근 문제에 있어 도시 안에 있어야 하는 서민들에게 다양한 저리로 공급돼야할 것이다. 서민들이 도심과 역세권에 살아야 한다. 서민들이 교외에서 자가용 끌고 출퇴근할 것은 아니지 않나.
지금은 시 소유의 채비지를 땅값 안 받고 장기전세 '시프트'로 지어서 로또처럼 하고 있다. 민간시장에서 해결돼야할 부분을 시 재정으로 부담해 일부 시민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시의 재원은 서민 임대주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서민 임대주택은 한군데에 몰려서 짓다 보니 주민들의 기피 현상도 있는데, '사회적 혼합' '소셜믹스'로 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임대한다든지 원룸임대 등 다양한 형태로, 또 최빈곤층을 위한 임대주택과 임대료 낼 수 있는 층을 위한 임대주택 등으로 다양화하고 이런 것들을 관리하는 체계도 정비해야 한다. 주거복지공단형태로 SH공사와 LH공사가 하는 기능들이 합쳐진 형태로 관리돼야 한다.
'리츠'(REITs : 부동산투자신탁), 관과 민이 함께 투자하고 시민들도 투자를 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회사를 통해 적정 수익율을 올리면서 현재의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 초기 투자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개발이익에 대한 욕구, 재개발이 시공사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구조적 문제, 공공재원이 시장구조와 맞물리지 않는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용적율 높여 재개발 촉진, 높인 용적율 절반 원주민 재정착용으로"- '원희룡표 뉴타운'의 핵심은."낙후된 지역의 용적률을 확보해줘야 하고, 재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임대주택 비중을 늘려야 하며, 이를 통해 기존 주민들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은 재개발·재건축을 구청이 관리하게 돼 있다. 투명성은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민간의 투자활동을 억제하는 면이 있고, 그래서 시공사의 선투자가 묶이는 문제가 있다.
관과 민간의 쌍방향 개발 모델을 만들겠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 초기에 용역 컨설팅, 법률자문, 회계 등에 들어가는 자본을 공공펀드로 먼저 투자해서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에 끌려다니지 않게 하고, 나중에 개발이익을 회수하면 이것을 다시 다음 개발 프로젝트로 넣어주는 형태, 소위 도시재생펀드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1조 정도 조성하면 많은 정체된 재개발을 소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 재개발·재건축의 활성화가 원주민들의 재정착율·재입주율을 높일 수 있을까."용적율을 높이면서 높아진 용적률의 절반 정도를 서민임대주택으로 돌리면 가능하다고 본다."
- 지금까지 서울 어디어디에서 살아봤나?"서울에 30년이 넘게 살았고 30개동이 넘는데, 한강 이남 쪽으로는 여기저기 폭넓게 많이 살았던 것 같다."
"용산참사, 내가 시장이었다면 뒤에 숨지 않았다"
- 용산참사 당시 원 의원이 서울시장이었다면 오세훈 시장과는 많이 달랐을까.
"당연히 다르다. 나는 뒤에 숨지 않는다. 오 시장은 사고 당일날 현장에 참석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물러나왔고, 지난 1월에 유족과의 협상이 타결되고 나서야 시민들 앞에 나섰는데, 물론 시장이 전체 서울시를 대표한다는 입장도 있고 상황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도 있었겠지만 너무 회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보상문제 같은 것은 둘째치고, 유족들이 아파하는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절반은 해결하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었다. 꼭 답이 있어야만 현장에 가는 것이 아니지 않나. 예를 들어 정운찬 총리 등이 부산 사격장 화재 사고를 당한 일본 관광객 유족들에게 보인 태도 등에 비해선 너무나도 소극적인 것 아니었나. 오 시장의 애로점은 많았을 거라고 충분히 이해는 하는데, 죽은 사람들이 서울 시민이고 거기서 집회하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결국 다 서울시민 아닌가. 꼭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점에서만 나타나면 안 된다."
- 광화문 광장, 서울광장에서의 집회와 시위가 현재처럼 통제돼야하는가."광화문 광장의 경우, 광화문이 복원되고 나면 경복궁과 연결되고 조선시대의 육조거리가 부활되는 콘셉트다. 광화문 광장은 문화재라는 측면과 외국 대사관 등이 있어서 대규모 집회 시위장소로 제공되기엔 무리라고 본다. 그러나 시위에도 신고된 인원을 준수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해선 적절한 이용조례도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인지. "집회와 시위에 광장을 열어줄 거냐 말거냐 하는 극단적 논의보단 어떤 조건의 시위와 집회에 대해 열어줄 것인가가 문제다. 최대한 광장을 여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만날 와서 24시간 천막 치고 농성해도 된다? 나는 그런 건 아니라고 본다. 광화문광장은 국가 상징거리로서 문화재 구역이 될 것이고, 외국 대사관 등이 있어 법으로도 대규모 집회·시위가 금지된 것 아닌가."
- 서울광장의 경우는?"서울광장도 인접한 외국 대사관들이 많아 그런 기준에 많이 해당되는 것 아닐까. 법에 의해 금지되는 것은 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 논외로 한다면, 광장은 집회와 시위를 하는 시민들의 광장이기도 하지만 집회와 시위를 하지 않는 시민들의 광장이기도 하다. 서로 충돌하는 입장을 어떻게 조화시켜 낼 것인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먼저 필요하고, 합의를 전제로 해서 열 수 있는 데까지는 열자는 것이다."
"출퇴근 자전거? 환승체계는 바람직, '고속도로'는 비현실적"- 원 의원은 마라톤 애호가인데, 자전거는 타는가.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 활성화에 대한 비전이 있는가."물론 자전거도 탄다. 자전거를 이욯하는 여러가지 차원이 있다, 우선 통학과 같은 근거리 교통으로선 자전거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기반시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 많이 좋아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레져형·스포츠형 자전거가 있어서 한강길을 달리고 시화방조제에 가서 달린다, 4대강 둑을 따라 달린다, 그런것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출퇴근 교통으로서의 자전거? 가능한 코스는 물론 있을 것이다. 나는 여의도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사는데, 국회로 오기가 비교적 여건이 좋은데도 자전거 타고 왔다갔다하면 목숨 걸고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위험하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해도 땀난 옷을 어디서 갈아입고 어디서 샤워를 하는가, 자전거를 어디에 세우는가, 자전거 교통 생활화에 따라가는 부대여건이 너무나 안돼 있다. 거기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할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장거리 출퇴근으로써의 자전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인구 1000만 도시에서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대신 근거리 교통수단, 예를 들어 전철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가까운 거리로 간다든지 자전거가 실제로 쓰일 수 있는 이런 부분으로 해야하지, 출퇴근 거리가 보통 10km가 넘는 상태에서 자전거가 주요 출퇴근 수단이 되는 것은 비현실적이지 않을까. 서울 도심 자전거 고속도로와 같은 것들은 투입 대비 효과 부분에서 매우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 도심 교통난 해소 정책의 두 갈래길이 있다면, 차량의 도심진입을 줄여서 교통난을 해소하는 방법이 있고, 길을 많이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의 서울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보나."길을 조금 더 확대는 해야하지만, 궁극적으로 도로의 확대는 차량 증가를 따라갈 수 없다. 강력한 차량 증가 억제책을 하고 대중교통으로 돌리는 것이 교통정책의 본체다. 그러나 도로가 부족해 지역 발전이 낙후된 그늘 진 곳이 있다. 강북·은평 등 도로교통 축 자체가 소외돼 지역 발전이 뒤쳐지는 곳이 있다. 도달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지역발전의 속도가 달라지는데 그런 면에서는 교통 여건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 전체적으론 도로를 늘려서 정체를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 대중교통이 담당할 몫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은 갖고 있나. "지금 서울이 경전철 계획을 많이 해서 민간자본에 맡겼는데 사업성이 없어 지체되는 것 아닌가. 도시 인프라 늘리는 것을 민간자본에 맡기는 것이 근본적으로 옳을까? 나는 근본적으로 공공투자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민자로 지하도로를 뚫고 민자로 경전철로 하면 거기서 수익을 빼내기 위해 결국 이용자들의 부담으로 가고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서민들이다. 대다수 서민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면에서는 시간이 걸리고 다른 쪽의 공공투자 재원을 아끼면서라도 교통 인프라 확충은 계속 가야 한다. 대중교통 문제를 풀어야만 다른 모든 도시 인프라 문제가 풀리기 때문에 민자에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공공투자로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직접 하기엔 너무 바빠"
- 예전에 트위터를 하라고 권한 적이 있는데, 그땐 난색을 표하더니. 요즘엔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해보니 어떤가.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동안 트위터를 못한 것은, 도저히 트위터의 실시간성과 내가 활동하는 호흡이 안 맞아서였다. 그러면 보좌진에게 트위터 관리를 시키고 내 트위터라고 할 것인가,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해서 트위터 활동은 보류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당에서도 스마트정당을 외치고 있고 내가 블로그도 열심히 하고 있는 입장에서 트위터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보니 역시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할 입장은 안됐다. 내가 직접 글을 올릴 때도 있지만 팔로워들에게 그때 그때 우리의 움직임을 전달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서 지금은 보좌진에게 트위터를 넘겨줬다. 그러나 내가 직접 올린 글과 사진이 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