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열렸다. 이런 속에 진보진영은 "3·15의거 정신은 'MB(이명박)독재' 심판이다"며 "껍데기만 판치는 3·15기념식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3·15의거 기념식이 15일 마산 양덕동 소재 3·15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김양 국가보훈처장이 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했으며, 김태호 경남지사와 이주영·안홍준·권영길 의원 등이 참석했다.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오전 마산 3.15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오전 마산 3.15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열렸다. ⓒ 경남도청

 

이명박 대통령 "민주 제단에 거룩한 피 바친 열사"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통해 "민주주의의 제단에 거룩한 피를 바친 민주열사들의 영령 앞에 깊이 머리 숙인다. 유가족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3·15의거는 시민에 의한 자유민주주의의 출발점이었다. 남성동과 북마산 그리고 마산시청 앞에는 불의와 독재에 항거하는 젊은 학생과 시민들의 함성이 대지를 흔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자유·민주·정의의 숭고한 가치는 4·19혁명으로 꽃피웠고, 부마항쟁을 거쳐 한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이정표가 되었다"며 "3·15 의거는 올해 국가기념일로 승격되어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에 일획을 그은, 온 국민이 영원히 기념할 날로 남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회는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준비된 사람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한 마음으로 단결해 노력한다면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도약시키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며 "50년 전 그날, 불종거리의 뜨거운 함성을 되새기며,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김태호 지사는 축사를 통해 "반세기 전 우리도 마산에서 부정과 불의에 맞서 항거한 3·15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발점이 바로 3·15의거라는 숨길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러한 민주주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경남의 발전, 대한민국의 발전으로 승화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기념식 뒤 김태호 지사와 김양 국가보훈처장 등 인사들은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단에 헌화·분향하고, 진입로에서 3·15의거 정신이 담긴 시비에서 '3·15의거 시가 있는 거리' 제막식을 가졌다.

 

3·15의거 50주년기념행사는 마라톤대회(28일), 백일장(21일), '3월이 오면'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하게 열린다.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오전 마산 3.15아트센터 대강장에서 열렸다.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오전 마산 3.15아트센터 대강장에서 열렸다. ⓒ 경남도청

 

"3.15의거 정신은 'MB독재' 심판"

 

3·15의거 정신을 제대로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이날 오후 낸 논평을 통해 3·15의거 정신은 'MB독재' 심판이다"며 "3·15의거 50주년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시초가 된 역사적인 날이자, 독재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의 날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3·15의거는 현대사에 있어 최초 민주·민족운동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디쯤 와 있을까"라며 "오히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도당은 "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이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국민무시, 일방통행, 강압정치가 낳은 결과이다"며 "경남의 한나라당 독식이 낳은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도민들의 작지만 무서운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고 밝혔다.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마산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태호 지사와 김양 국가보훈처장 등이 국립3.15민주묘지 참배단을 찾아 분향하고 있는 모습.
3.15의거 50주년 기념식이 15일 마산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은 김태호 지사와 김양 국가보훈처장 등이 국립3.15민주묘지 참배단을 찾아 분향하고 있는 모습. ⓒ 경남도청

 

문성현 예비후보 "껍데기만 판치는 3·15기념식"

 

3·15아트센터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던 문성현 창원시장(통합)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소감을 밝혔다. 그는 "껍데기만 판치는 3·15기념식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기념식을 비난했다.

 

그는 "오늘 기념식을 보면 '국가기념일 제정'에 걸맞게 3·15의 정신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기념일의 행사는 자격 여부는 제쳐 두고라도 반쪽짜리 행사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번 3·15의거 50주년의 불과 이틀 전에 국가기념일을 공포하는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념식에 참석해서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한 그는 "안내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자리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3·15기념식의 주체인 가족과 유족분들이 마치 손님처럼 취급받고 있는 것에서 울분을 금할 수 없었다"며 "서글픈 심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시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문성현 예비후보는 "정작 3·15정신을 거스르고,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리는 자들은 정치적 행세로 기념식장을 좌지우지하고, 그 역사의 주체인 유족과 시민들은 '들러리' 취급을 받는 3·15기념식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생색을 내며 자기들끼리 공치사를 주고받을 일이 아니다. 그 역사의 주역인 민주시민의 자존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산 양덕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입구에는 시비가 세워졌는데, 15일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마산 양덕동 소재 국립3.15민주묘지 입구에는 시비가 세워졌는데, 15일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 경남도청

#3.15의거#국립3.15민주묘지#이명박 대통령#김양 국가보훈처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