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에 전라남도 강진군 다산수련원에서 큰 행사가 열렸다. '제2회 귀농·귀촌 전국대회'였다. 전국 각지에서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모였는데 몇 가지 특색이 있었다. 전국 규모의 행사에 축하 화환 하나 없다는 것이 그 첫째요, 내로라 하는 사람들의 판에 박은 축사가 없었던 것이 그 둘째라 하겠다. 자발적인 민간단체의 행사다웠다.

기념 대회시작 전 기념촬영.
▲ 기념 대회시작 전 기념촬영.
ⓒ 서천군귀농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관광버스는 단 한 대뿐이었다. 필자가 속해 있는 고장에서 서른 남짓 되는 귀농회원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갔을 뿐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참석했다. 개미군단이라 할 만하다.

전국귀농운동본부와 강진군이 함께 주최한 행사였는데 작년에는 진안에서 첫 행사를 했다. 진안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귀농1번지'라 하는 곳이고 강진군은 2007년에 전국 최초로 귀농지원조례를 만들어 열성으로 귀농·귀촌 정책을 실시한 결과, 작년에는 101가구가 귀농을 했고 45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는 해로 기록된 곳이다.

왜 귀농인가?

역사적으로 농촌을 향해 몰려가던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요사이 거론되는 귀농은 어떤 점이 주목되는가? 이 행사에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공동대표로서 '우리 농업의 미래와 귀농'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필자는 도시로 상징되는 물질과 기술, 과학과 정보의 포로가 된 생활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삶의 모형을 창조해 가는 귀농을 강조했다. 우리 농촌도 어느새 부자 병에 걸려 무모하고도 맹목적인 돈 버는 농사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면서 화학농법, 화공농법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농촌은 농산물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계와 합성약재와 비닐이 뒤덮고 있다. 축산은 고기공장이 되어 버렸다. 동물학대와 식물학대가 만연한다. 생명에 대한 모독이고 우주 질서에 대한 능멸이다.

토론회 귀농본부의 차광주 '귀농정책연구소장'의 진행으로 채상헌연암대교수, 김경미 농진청기술과장, 정현출 농식품부 경영조직과장, 구자인 진안마을만들기팀장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토론회 귀농본부의 차광주 '귀농정책연구소장'의 진행으로 채상헌연암대교수, 김경미 농진청기술과장, 정현출 농식품부 경영조직과장, 구자인 진안마을만들기팀장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서천귀농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소, 돼지, 닭, 오리들은 오래전에 성생활(?)을 박탈 당했다. 고기나 알(새끼)를 만들어 내는 기계취급 당한다. 우성인자만 골라 인공수정을 하기 때문이다. 농촌이 생명의 곳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도시 이용자들의 각성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농부는 도시사람들에게 살아있는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도시 사람들은 농부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것이다. 학교에 유기농산물 무료 급식과 일본에서 앞서 하고 있는 '제철 꾸러미농산물' 거래 얘기도 나왔다.

농촌이 비틀거리면 도시의 인구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도시빈민문제가 바로 악화된다. 농사를 짓는 것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사회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산소를 생산하고, 홍수와 가뭄 피해를 완화한다. 국토 경관을 조성하며 사람들에게 심리적·신체적 휴식과 안정을 제공한다. 자신을 이러한 농촌 가치에 접목시키려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길 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도교 기관지 <신인간> 3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귀농귀촌전국대회#귀농#생태자연농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농(農)을 중심으로 연결과 회복의 삶을 꾸립니다. 생태영성의 길로 나아갑니다. '마음치유농장'을 일굽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