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전 지사가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의 '부적격 결정'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며,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임을 밝혔고, 공심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에게는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우근민 전 지사는 17일 오후 3시 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심위에서 공천부적합 판정이 나온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우 전 지사는 "3월 3일 국회정론관에서 중앙당 지도부의 환영을 받으며 복당을 한 지, 딱 13일 만에" "복당 요청을 한 당사자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는데", 이는 "소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며, "제주 지역의 당원과 대의원의 뜻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공심위의 "부적격 결정은 결코 수용할 수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우 전 지사는 "당헌 당규 97조 1항의 규정에 의해 보장된 '재심'을 신청"하겠지만, "현재의 공심위는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새롭게 말 그대로의 '공천재심사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여 재심하여" 달라고 요구했다.
우 전 지사는 "3월 1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중앙당 지도부 단 한 사람도 오지 않은 점", "한 번 정도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았던 점" 등에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우 전 지사는 "이미경 사무총장은 지난 3월 13일 개소식에서 제가 한 발언이 사과 소명에 대한 번복이고, 이것이 공천 부적격 판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부적격 결정의 책임을 저에게 전가하는 얄팍한 주장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 전략상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 전 지사는 "공식적으로 중앙당으로부터 대도민 사과 권고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우근민 전 지사에게 복당을 위해 대도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혀왔는데, 우 전 지사의 발언은 그간 중앙당이 밝혀온 내용들과는 정반대의 것을 담고 있다.
성희롱 사건에 대한 소명서도 중앙당이 요구해서 제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제출했다고 했다. "3월 5일 열리는 복당자격심사위원회에서 당연히 통과될 것이라고 알았던 복당 심사가 성원 미달로 회의가 무산되면서 마음이 급해져 "직접 작성하여, 복당자격심사위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소명서를 당이 요구해서 우 전 지사가 제출한 것이라고 밝혀왔다.
우 전 지사는 "마치 제가 의도적인 성희롱을 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성희롱 반성문'이라는 '소명문'은 제가 보낸 문건을 기초로 하여 이미경 사무총장께서 직접 작성하신 문건"이라며 "이미경 총장이 그 소명문(반성문)을 이용하여 저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흠집을 냈다"고 주장했다. 우 전 지사는 그 근거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소명자료'와 이미경 사무총장이 작성해서 자신에게 메일로 보낸 '소명문'을 별첨자료로 보여주기도 했다.
우 전 지사는 "이미경 사무총장이 고희범 후보의 출판기념회, 사무실 개소식 때 직접 제주에 오셔서 '우근민 지사에게는 결코 공천을 줄 수가 없다'라는 말씀을 했다는 이야기가 돌었다"며 "이미경 사무총장께서는 민주당의 당무를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당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실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했다.
우 전 지사는 또, "지지자와 당원 동지, 도민 여러분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출마하겠다"며 출마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또, 재심이 수용되지 않으면 "민주당 복당 전후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폭로할 것"이라며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우 전 지사가 재심청구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17일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우근민 전 지사가 재심을 청구하면 중앙당 재심위가 다시 한 번 진지한 검토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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