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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작은 모임이 결성됐다. 가칭 '벌교천 낙안천 생태하천길 가꾸기 모임'. 함께한 사람들의 직업은 약사에서부터 종교인, 사회 활동가, 농민까지 다양하다. 앉은 자리에서 되는 대로 있는 대로 돈도 걷었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벌교천변과 낙안천변을 가꿔보자는 뜻에서다.

벌교천과 낙안천은 어떤 하천인가?

 옛 낙안군 지역인 순천시 낙안면과 보성군 벌교읍에 걸쳐 흐르는 하천인 낙안천과 벌교천
옛 낙안군 지역인 순천시 낙안면과 보성군 벌교읍에 걸쳐 흐르는 하천인 낙안천과 벌교천 ⓒ 서정일

벌교천과 낙안천은 옛 낙안군 중앙부를 관통하는 약 8km의 하천으로 북으로는 금전산 자락에서부터 남으로는 여자만 입구까지 흘러내려간다.

들판을 지나면서는 논과 밭의 젖줄이 돼 식물을 먹여 살리고, 바다에 이르러서는 갯벌의 생명수로 어패류를 먹여 살리는 소중한 물이지만 고마움을 잊은 채 방치해 죽어가고 있던 곳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쓰레기 무단투기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져 하천 주변이 온통 쓰레기로 뒤덮일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대책이 시급했지만 뚜렷한 방안이 없어 안타까움과 우려를 자아내던 곳이었다.

그동안 어떤 조치를 했고 무엇이 문제인가?

 벌교천과 낙안천은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그동안 천변에 쓰레기가 범람했다
벌교천과 낙안천은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그동안 천변에 쓰레기가 범람했다 ⓒ 서정일

"쓰레기 치우는데도 한계가 있다." 행정기관의 답변이다. 수차례 하천 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는 것을 본 필자는 그 얘기가 결코 핑계가 아님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노상방뇨가 심한 곳에는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담장을 낮추거나 하는 방법을 연구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듯 쓰레기가 자주 버려지는 곳에는 화단을 조성하거나 간단한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곡마을 앞 낙안천변에 조성한 100m 가량의 구간이 좋은 예다. 예전에는 여느 하천변과 다름없이 쓰레기가 널려있던 곳인데 지금은 간단한 체육시설과 벤치가 설치되고 나무가 심어져 주변 환경까지 깨끗해졌다.

그 모습을 전체 하천으로 확산해보자

 최근 공사한 순천시 낙안면 이곡마을앞 하천변 100m 구간은 말끔하다
최근 공사한 순천시 낙안면 이곡마을앞 하천변 100m 구간은 말끔하다 ⓒ 서정일

이에 주민들도 힘을 모아 벌교천과 낙안천을 행정기관과 함께 가꿔나가보자 나선 것이다. 어찌 보면 '그 모습을 전체 하천변으로 확산해 보자'는 생각이며 행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자는 뜻이다.

가칭 '벌교천·낙안천 생태하천 가꾸기 모임'은 오는 3월 28일 일요일, 벌교천과 낙안천의 경계지점 하천변 양쪽으로 약 100m씩 총 200m에 철쭉꽃을 심을 예정이다. 또한, 마대자루를 준비해 해묵은 쓰레기도 정리할 계획이다.

또한, 나무 심는 행사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시간 날 때마다 회원들이 하천변에 나무 심는 작업을 벌여 벌교천과 낙안천변 전체를 철쭉꽃밭으로 가꾸겠다고 한다.

 가칭 '벌교천, 낙안천 가꾸기 모임'의 대표인 정철회 약사(좌)와 사회활동가 박동훈씨(우)
가칭 '벌교천, 낙안천 가꾸기 모임'의 대표인 정철회 약사(좌)와 사회활동가 박동훈씨(우) ⓒ 서정일

모임의 정철회 대표는 "지역 가꾸기에 모두가 마음은 있겠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어 지인들과 함께 작게 시작해 볼 생각"이었다면서 "앞으로 다양하고 재미난 이벤트를 벌여 하천 가꾸기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생태하천 가꾸기'라는 지역사랑의 작은 실천이 더 많은 형태의 지역 공동체 일로 승화돼 이 곳에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맺어지길 빌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모임은 카페 낙안군커뮤니티(http://cafe.daum.net/nagangun)를 통해 철쭉꽃 기증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금액을 기탁할 경우 그에 맞게 철쭉 수량을 정하고 기증자의 이름표도 달아줄 예정이다



#바이크올레꾼#벌교천#낙안천#정철회#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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