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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4일 오후 1시 58분]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서소문 호암아트홀에서 삼성그룹 창립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 가운데 가족대표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서소문 호암아트홀에서 삼성그룹 창립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 가운데 가족대표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68)이 그룹 경영에 전격 복귀했다. 직함은 삼성전자 회장이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특검으로 퇴진을 선언한 이후 23개월 만이다. 또 지난해 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이유로 특별사면 복권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일부에선 이 회장의 복귀가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년 전 삼성특검 등으로 인한 대국민 사과와 총수일가 퇴진 등을 담은 경영쇄신안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없이 사면되자마자 경영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도 사실상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 안팎에선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사장 중심의 삼성시대는 상당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삼성 내부의 권력관계의 변화를 암시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전격적인 이 회장의 경영복귀 선언, 사면복권된 지 석 달 만에

 

이건희 회장의 그룹 복귀 선언은 전격적이었다.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기자실을 찾은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이 회장의 복귀를 발표했다. 이 부사장은 24일 "이건희 회장이 오늘 자로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오너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복귀하는 것이며, 삼성전자에 회장실을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아닌 회장으로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주주총회 등 공식적인 절차는 필요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식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회장의 전격적인 복귀 배경에 대해, 이 부사장은 최근 일본 토요타 자동차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월 중순부터 토요타 사태를 지켜보면서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컸다"면서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지난 2월 17일과 24일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장단 협의회가)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했으며,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지난달 24일 이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장단협의회로부터 복귀 요청을 받은 이 회장은 한 달 여만에 복귀를 수락했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자신의 복귀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

 

삼성재판 후, 오너경영 필요성과 사면복권 여론조성 그리고 복귀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12월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12월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경제인 간담회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 회장의 사무실은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42층에 마련된다.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과거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도 원상 복원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 쪽은 현재 그룹 사장단 협의회 아래 업무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브랜드관리실과 윤리경영실 등으로 확대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부사장은 이에 대해 "아직 검토하는 단계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그동안 삼성그룹내 사장단 인사들은 꾸준히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다. 이 전 회장 스스로도 최근에는 경영 참여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치기도 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작년 9월 "그룹이 전략적으로 포커스(집중)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최 사장에 이어 삼성 사장단 인사들이 공개적인 오너 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삼성 재판이 끝난 후, 삼성 내부에서 오너 경영의 필요성이 강조됐다면, 외부에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이 전 회장의 사면복권이 이슈화됐다. 결국 작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이례적인 '원 포인트 특별사면'이라는 특혜(?)까지 이어졌다.

 

이후 올 들어 이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계속 흘러나왔고, 지난달 5일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이 회장은 "경영복귀에 대해 아직 생각 중"이라며 "회사가 약해지면 (복귀)할 것이며 참여한다는 게 아니고 도와줘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경영복귀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조기 복귀 논란 속 삼성 내부 권력 변화 움직임도

 

물론 이 회장의 전격적인 그룹 경영 복귀에 대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몇 년 새 삼성공화국과 삼성특검 등으로 국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큰 논란을 일으켰던 삼성사태에 대해 이건희 회장 총수 일가가 책임지고 물러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4월 삼성경영쇄신안으로 국민에게 약속했던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위기론'과 함께 총수일가의 경영복귀를 정당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이 회장의 경영복귀 선언으로 또 다시 삼성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회장의 복귀 과정에서 삼성그룹 외부와 어떠한 대화나 설득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점과 내부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 쪽의 설명대로 토요타 사태로 인해 그룹 경영의 위기관리를 위해 오너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수 있다"면서 "반대로 내부의 패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삼성에서도 토요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더 커질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삼성 내부의 권력관계의 변화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학수 삼성고문을 중심으로 한 과거 권력의 공식적인 복귀로 이재용 부사장 중심의 미래권력의 후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2년 전에 퇴진했다고 하지만, 사실 막후에서 실력행사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공식 복귀 선언이 새로울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를 삼성이 다른 어떤 기업보다 내부적으로도 권력화돼 있는 집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면서 "이 회장 복귀와 전략기획실을 부활 등은 이학수 고문을 중심으로 한 과거 권력의 공식적인 복귀와 함께, 상대적으로 이재용 부사장 중심의 미래권력의 후퇴로 볼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복귀는 순수한 경영차원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삼성 내부 권력 변화 등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건희#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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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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