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무대 위 한줄기 조명이 내리자 한 남자가 손을 뻗었다. 그가 손을 뻗을 때마다 날개를 퍼덕거리며 손끝에서 나타나는 비둘기에 관객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대한민국의 젊은 마술사들이 하나로 뭉쳤다.
지난 19일과 26일 오후 서초 아트홀에서 창단을 앞둔 '코리아 영매지션스 클럽'의 첫 공연인 '2010 스타즈 오브 투모로우'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국내 마술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외면 받는 것에 고민하던 젊은 마술사들이 마술 발전을 위해 하나로 뭉친 것이다.
이런 클럽 창단과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개그맨 전유성씨의 전폭적인 지원덕분이었다. 전씨는 이전부터 마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전씨가 젊은 마술사들이 마음껏 공연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키 위해 앞장섰다.
국내 동부산대학과 동아인재대 등에 마술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젊은 마술 인력이 양성되고 있지만 사실상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는 마땅치 않다. 특히 국내 현대 마술의 역사는 채 100년이 안 됐고, 음악 등 다른 공연 예술에 비해 대중화가 늦어 자리매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전씨가 흔쾌히 공연제작 전반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며 마술에 관심 있는 후원자들을 모았고, 결국 국내 젊은 마술사 50여명을 하나로 모아 마술 대중화를 위해 나섰다.
참여한 모든 마술사들 역시 노개런티로 참여, 하나로 뭉쳐 마술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을 밝혔다.
참여한 마술사들은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이미 세계 대회 우승은 한 번씩 거머쥔, 실력을 갖춘 프로들이다.
첫 번째 공연인 19일에는 마술사 김유정국·신중관의 사회, 정동근의 오프닝 마술로 8명의 마술사들이 공연을 펼쳤다. 이날 각각 공연을 펼친 임재훈, 이영우 마술사는 이미 일본 UGM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수상한 이들로, 세계 수준급의 마술을 선보여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전씨는 "어렸을 적부터 마술을 좋아했었다"며 "소위 약장수로 불리우던 길거리 마술사를 보면 그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젊은 세대의 마술사들의 공연을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워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런 공연 마술은 TV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마술이니 많은 분들이 직접 찾아와서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매지션스 클럽은 4월 2일과 9일 등 앞으로 2차례 공연을 더 하고, 4월 24일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에 위치한 '전유성의 코미디시장 교육장'에서 출범식을 연 뒤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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