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관악산 산바람이 몰아치는 과천의 날씨는 더욱 더 춥고 스산했습니다. 필자는 과천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찬 바람을 맞으며 중심가 버스 정류장 앞에서 직접 만든 대형 글자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습니다.
손에 든 글자판에는 '종교를 더럽히고 과천시민을 더럽힌 거짓말쟁이 안상수는 정계를 당장 떠나라 - 어느 과천시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필자가 물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이번에 좌파 스님 운운하면서 불교계에 압력을 넣고, 증거(과천사회복지관 개관식에서 함께 찍은 사진 등)가 있는데 본인은 그 분(명진스님)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는 걸 보고 화가 나서 나왔습니다."
어떤 특별한 단체에 소속이냐고 물어봤지만, 그냥 글자판에 쓴 대로 안상수 의원의 지역구인 과천 시민으로 나왔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자, 잠깐 망설이더니 특별히 얼굴이 나오지는 않게 해달라고 말씀을 하셔서 글자판을 중심으로 멀리서 찍었습니다.
안상수 의원이 "좌파 교육으로 성범죄가 일어났다"라며 "좌파 스님을 그냥 놔둬도 되냐"고 발언한 것에 대해 최근 과천지역 인터넷 카페에서는 비판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과천에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시내 중심가에서 안상수 의원을 규탄하는 1인 시위가 벌어진다는 것을 보며 놀랐습니다.
약 5분 정도 버스를 기다리면서 1인 시위 하는 분을 지켜보았는데요. 시위하시는 분에게 다가가서 글을 읽는 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고, 일부 시민들은 시위하시는 분을 격려하고 가시기도 하더군요. 안 의원의 이번 발언에 대한 과천 시민들의 민심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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