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한다. 그렇지 않을 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국민의 불신과 심판밖에 없다."
26일 오후 3시 성난 불심이 한나라당사로 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불교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항의 방문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종교인 신의' 때문에 (2009년 11월 13일 만남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 한나라당에서 불교계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정웅정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 손상훈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국장과 배병태 총괄재정국장, 한주영 불교여성개발원 사무처장 등 5명은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만나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정웅정 회장은 성명서를 전달한 뒤 "안 대표는 발언이 알려졌을 때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어야 함에도 거짓말로 일관했다,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 회장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불교계 최대종단 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거취를 거론한 것은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이다, 정교 분리의 원칙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헌법파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과 관련해 안 대표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날 발언 자체만으로도 (안 대표가) 명백한 잘못을 했다,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달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석에서 밥먹는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 회장은 "한나라당 의원 분들이 개인적 견해라고 말하는데 그런 해명은 너무 책임없는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교도의 분노를 더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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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단체 "안상수 원내대표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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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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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사무총장 "불교도, 한나라당 방문하게 된 것 유감"이 자리에 참석한 정병국 사무총장, 안홍준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국회의원불자모임 '정각회' 부회장) 등은 불교단체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입술을 굳게 다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정 사무총장은 "진위야 어떠하든 이런 문제로 불교단체 대표자 분들이 한나라당을 방문하게 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 가타부타 논의할 수 없고 추후 저희 입장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한나라당 차원에서 진실을 밝히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책임있는 공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항의 방문을 마친 뒤 그는 "일단 (성명서를) 전달하고자 왔으니 당 차원에서 논의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불교단체연석회의는 지난 25일에도 연석회의를 열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총무원장에게 명진 스님 거취를 거론한 것은 불교종단의 자주성을 훼손하고 불교를 능멸한 발언"이라며 안 원내대표의 사퇴와 한나라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