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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통합병원에는 지난 26일 밤 침몰한 천안함의 생존자  58명 중 52명이 머물고 있다.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통합병원에는 지난 26일 밤 침몰한 천안함의 생존자 58명 중 52명이 머물고 있다. ⓒ 홍현진

"부모마음이 다 똑같죠... 우리 애는 괜찮지만 구조 못된 애들이 걱정이죠."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의 생존자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만난 생존자 전환수(22) 이병의 어머니는 실종 승조원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전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쳐 간단한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찾아 면회를 위해 대구에서 올라온 전 이병 어머니는 "처음에는 아들이 구조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 오니까 실종된 애들 생각이 더 난다"고 말했다.

전 이병이 해군에 입대한 것은 지난 1월 13일. 전 이병의 부모님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아들이 천안함에 타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27일 새벽, 전 이병의 부모님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트 경기를 보기 위해 TV를 틀었다가 천안함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전 이병의 어머니는 불안한 마음에 아들이 평소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던 3개의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오전 2시경. 그로부터 3시간 가까이 지난 4시 40분경. 아들에게서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전화가 왔다.

병원 찾은 생존자 가족들...언론에 대한 불신 드러내기도

천안함 실종자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58명의 생존자 가운데 52명이 머물고 있는 국군수도병원은 평일이라 그런지 비교적 한산했다. 아직까지 실종자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면회를 온 가족들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가족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면회소 안내데스크에 있는 장병 역시 '천안함을 탔던 장병이 현재 병원에 몇 명이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들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언론에 대한 불신도 있었다. 면회를 마치고 병원 문밖을 나서던 한 중년 남성은 군에서 생존자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고경위를 모른다고 해서 모른다고 답했을 뿐인데 언론이 왜곡보도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만난 가족들의 대부분은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함구령'을 부정했다.

"쾅 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배 뒤쪽이 없어졌더라..."

이날 오전에는 신은총(24) 하사의 외삼촌과 외숙모도 만날 수 있었다. 신 하사는 무릎과 십자인대가 다쳐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 헬기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부축도 못하고 들 것에 의해 옮겨질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각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 하사의 외삼촌 최아무개씨는 "쾅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배 뒤쪽이 없어졌더라고 하더라"면서 선체가 두 동강이 났던 당시 사고 상황을 전했다.

최씨는 또한 "(조카에게) 아직 구조자가 없다는 정도만 이야기를 해줬는데, 말을 못 잇고 눈물을 글썽거리더라"면서 "(조카가) 동료들 소식을 TV로 보는데 어제(29일) 저녁에는 TV를 보다가 구조자가 없어서 간호사가 TV를 껐다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부상자들이 한 달 정도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는 전했다.


#천안함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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