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참 좋네요. 뱃속까지 시원한 게 너무 좋아요. 역시 칼국수에는 바지락입니다. 칼국수 중에서 가장 시원하다는 바지락 칼국수랍니다. 바지락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국물이 진하고 시원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렇게 봄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바지락칼국수가 더욱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으슬으슬한 몸이 확 풀리고 속이 후련해지니 말입니다.
숙취해소와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바지락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소화촉진을 돕고 빈혈 예방과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랍니다. 약 400년 전에 쓴 <동의보감>의 기록을 보면 "바지락은 술독을 풀어서 술에 취한 것을 깨어나게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산란기를 앞두고 한창 물이 오른 바지락은 요즘(3~5월)이 제철입니다. 크게 성장하는 봄철의 바지락 맛은 유별납니다.
바지락의 영양이 국물에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바지락칼국수에 들어간 직접 손으로 반죽한 쫄깃쫄깃한 면발도 한몫 거듭니다. 깍두기와 배추김치로 차려낸 단출한 상차림입니다. 하지만 바지락손칼국수를 시키면 출출한 배를 달래라고 찰밥 반공기도 덤으로 함께 나옵니다. 고슬고슬한 찰밥은 감칠맛이 돕니다.
화순팥죽집입니다. 팥죽은 3천원, 바지락칼국수는 4천원입니다. 주인장의 말에 의하면 팥죽보다 바지락칼국수를 찾는 사람들이 훨씬 많답니다.
주인장의 후덕한 인심이 넘친다 싶을 정도로 양은 풍성합니다. 애호박에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당근을 모양내 고명으로 올렸습니다.
매일 담근다는 배추김치는 정말 맛있습니다. 문을 연 지 1년 밖에 안 된 음식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실내분위기와 음식 맛, 푸짐함에 저렴한 가격이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성과 맛에 비하면 값은 아주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그나저나 이 바지락 껍데기 한번 보세요. 1인분의 바지락칼국수에 든 바지락이 이리도 많습니다. 껍데기를 한데 모아 인증 샷으로 찰칵했답니다.
비 내리는 봄날에 국물 맛이 시원한 바지락칼국수 한 그릇 드셔보세요. 속이 다 확 풀어질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