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3일째인 1일에도 고 한주호 준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영정을 모신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 장례식장에는 전현직 군인들과 사관학교 및 학군단 생도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정치인 중에서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이강래·우윤근·전병헌 민주당 의원,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 이인제 의원 등이 조문했다. 조문객 수는 이날 오후 2시 20분 현재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은 유인촌 장관은 "안타깝고 속상하다, 마음이 아프다, 실종되신 분들도 그렇고 구조하려다가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초대 육군참모총장으로 한국전에 활약한 백선엽 장군이 영정 앞에 향을 올렸다. 그는 "(고인은) 위대한 군인이었다,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과 함께 특수여전단(UDT)에서 근무했던 현직 장교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한 준위를 위험한 일에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는 군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13년 동안 고인과 함께 군생활을 한 김형준 소령은 "한 준위는 임무가 부여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분이었다"면서 "(고인이) 작전하러 올라가기 전 '(한 준위가) 먼저 가서 대원들을 한번 더 챙길 수 있어서 든든하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교육훈련대에서 훈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윤 주임상사는 "한주호 준위는 특수군 초급과정에서 주교관으로 일할 때 체조에서도 솔선수범하면서 낙오자와 안전사고가 없도록 리드했다"고 말했다. 6년 전 같이 폭발물처리 근무를 할 때도 한 준위는 후배들의 안전을 지켜주던 군인이었다고 했다.
그랬던 한주호 준위가 자신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아이러니다.
김 주임상사는 "안전이 최우선인데 한 준위 성격이 너무 적극적이고 사명감이 있었다"면서 "재입수를 하면 수심이 깊고 안전에 위배가 되기 때문에 한 준위가 직접 (잠수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작업을 할 만한 인원이 더 확보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주장했던 진압장비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김 소령은 "현재 구조상황은 최악이다, 조류나 파도가 좋지 않다"면서 "그러나 임무가 부여되면 장병들은 반드시 100%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 때문에 (현장의 대원들이) 심적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초 한 준위 장례식은 3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해군작전사령부장에서 해군장으로 격상하면서 5일장으로 연장됐다. 영결식은 3일 오전 9시 30분 수도통합병원에서 열리고 시신은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다. 정부는 전날 한 준위에게 광복훈장 보국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현재 한 준위 영정 앞에 놓여있다.